LG전자, 7년만에 오너 경영체제로 귀환

LG전자, 7년만에 오너 경영체제로 귀환

성연광 기자
2010.09.17 16:01

(종합) 강력한 리더십으로 위기 돌파 포석

LG전자(121,400원 ▼6,500 -5.08%)가 7년여만에 또다시 오너경영체제로 돌아섰다.

LG전자는 지난 2003년 10월 사임한 구자홍 LS그룹 회장(구본무 회장의 5촌 당숙)에 이어 김쌍수-남용 부회장을 잇따라 최고책임경영자(CEO)로 앉히면서 전문 경영인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올 들어 최악의 경영 위기를 맞아 구원투수로 구본무 LG회장의 친동생인 구본준 LG상사 부회장을 전격 투입했던 것.

LG전자가 겪고 있는 현재의 위기상황이 단기적인 경기상황보다는 결단력 부재가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만큼, 강력한 리더십 경영을 통해 재기의 틀을 다지겠다는 선택으로 풀이된다.

◇도마 위에 오른 남용식 '글로벌 스탠더드 경영'=2007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은 남용 부회장은 사실 구본무 회장의 두터운 신임 하에 LG전자의 체질 개혁에 앞장서왔다.

남 부회장이 취임 초부터 주창해 온 '글로벌 스탠더드 경영'이 대표적이다.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최고인사책임자(CHO) 등 이른바 최고책임자(C레벨) 임원 중 10명을 외국인 전문가로 갈아치우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던 것.

이외에 마케팅, 구매, 공급망 관리 등 전 분야에 걸쳐 글로벌 기준에 부합된 프로세서와 컨설팅 경영을 정립하는데 힘써왔으며, 이를 토대로 해외 사업장들에 대한 구조조정에 착수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효율성'과 '합리성'을 우선해온 남 부회장의 경영 스타일에 따라 지난해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성과도 거뒀다. 물론 3조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둔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그간 단점으로 지목돼온 마케팅력이 크게 보완됐다는 평가도 듣고 있다.

그러나 남 부회장의 과감한 개혁정책에 잡음도 적지 않았다. 외국인 C레벨 임원의 대거등용은 합리적인 의사결정 체제에는 도움이 됐지만, 국내 임직원과의 의사소통의 문제, 이질적인 문화 등으로 반목이 거듭됐다.

이로 인해 무엇보다 '속도 경영'면에서는 경쟁사들에 비해 크게 뒤쳐지는 부작용도 낳았다. 스마트폰은 물론 LED TV 등 주력사업의 구조전환 속도가 크게 늦어지면서 결국 1년 만에 영업이익이 10분의 1 수준으로 급락했다. 3분기에도 실적 악화 폭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결국 현재의 경영 시스템을 대신할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LG 안팎에서 흘러나왔고, 남 부회장이 용퇴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거론되고 있다.

◇구본준 '불도저식' 경영기법, LG전자 재개 불 지필까=전문경영인 남 부회장이 '합리성'을 중시해 왔다면 구본준 부회장은 '불도저'식 경영 스타일로 유명하다. 구본무 회장의 둘째 동생인 구 부회장은 오너 경영인만의 '배포'에 글로벌 감각까지 겸비한 경영인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특히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 CEO 재임시절인 2006년 준공된 세계 최대규모의 파주 LCD 산업단지는 그의 공격적인 경영스타일을 반영해주는 상징이다. 특히 구 부회장의 과감한 투자로 당시 LG필립스LCD는 출범 4년만인 2003년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TFT LCD 시장 1위를 탈환하기도 했다.

그가 2007년 LG상사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에는 취임 첫해 584억원에 그쳤던 영업이익을 지난해 1615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리는 경영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LG전자를 회생시킬 새 구원투수 '적임자'로 구 부회장을 낙점한 실질적인 이유다. 구 부회장으로 사령탑이 교체되면서 LG전자의 대대적인 수술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그의 '지르기식' 공격 경영 스타일이 접목되면서 스마트폰, 스마트TV, 태양전지 등 핵심사업과 미래사업 부문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가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대로 선택과 집중전략에 따라 고비용 저효율 사업은 대폭적인 구조조정이 예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존 외국인 C레벨 임원들에 대한 물갈이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외국인 C레벨 임원 등용에 대한 성과도 없지 않지만 경영스타일이 완전히 다른 만큼 이에 대한 변화가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업계와 시장에서는 이번 오너 경영체제 전환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대체로 많다. LG전자의 CEO교체 소식이 전해진 17일 LG전자의 주가는 4.7% 급등했다.

한은미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전자업계 전반에 걸쳐 패러디임이 급격히 전환되는 민감한 시기에 리더십과 결단력을 갖춘 오너 경영체제로의 전환 자체가 상당히 긍정적"이라며 "남용 부회장이 LG전자의 아킬레스건이던 마케팅력을 보완했다면, 구 부회장 체제에서는 R&D와 신규사업에 대한 과감한 리더십이 발휘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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