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Life]지프 오프로드 DNA+세단 '야누스'

"길이라도 좋다, 아니라도 좋다"
지프(Jeep)가 새롭게 선보인 올 뉴 그랜드 체로키에 딱 어울리는 말이다. 4세대 그랜드 체로키는 기존 모델에 비해 정숙성이 크게 개선됐다. 도로 위에서는 세단에 견줘도 손색없을 정도의 안락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지프의 오프로드 DNA에 세단을 입힌 야누스적 매력이 돋보인다.
이번에 시승한 구간은 인천 영종도 일대. 온로드와 오프로드가 적절하게 배합된 코스다. 시동버튼을 눌렀지만 아무런 진동이 느껴지지 않는다. 3.6리터 펜타스타 V6 엔진과 가변밸브타이밍(VVT) 기술이 접목된 탓이다. 지프 특유의 육중한 엔진음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다소 실망감을 안겨줄 수도 있다.
하지만 가속페달에 힘을 주자 부드럽게 치고 나간다. 286마력에 35.9kg·m 토크의 동력성능을 발휘하는 펜타스타 엔진은 기대 이상이다. 직선 구간에서 시속 160km까지 전혀 막힘이 없다.

특히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았지만 엔진음이 크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조용하다. 엔진룸과 대시패널을 분리하고 흡음재가 포함된 1열 사이드 윈도우(라미네이트 글라스)를 채택한 덕분이다. 이 때문에 기존 모델 대비 30% 이상 실내가 조용해졌다.
온로드 성능을 대폭 강화한 탓에 지프 특유의 오프로드 성능이 떨어진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오프로드에 접어들자 숨겨져 있는 지프 DNA가 살아났다. 샌드-머드 모드와 스노우 모드 등 5가지로 구성된 셀렉-터레인 시스템은 최적의 오프로드 주행을 도와준다. 상황에 맞게 파워트레인과 브레이크, 서스펜션 시스템을 자동으로 조절해 준다. 자갈길과 진흙길, 급경사 모두에서 합격점을 줄만 하다.
다만 뛰어난 주행성능에 비해 연비가 떨어지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리터당 7.8km로 BMW X5(9.0km)나 렉서스 RX350(9.1km)에 비해 다소 못 미친다. 하지만 도심형 SUV가 아니라 오프로드 주행까지 가능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크게 나쁜 수준은 아니다.
4세대 그랜드 체로키는 아주 세심한 부분까지 배려한 흔적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지프의 상징인 7개 세로 그릴과 외관은 다소 부드러워졌다. 덕분에 공기저항계수가 0.404에서 0.37로 8.5% 낮출 수 있었다.

실내는 그랜드 체로키를 왜 럭셔리 SUV로 부르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대쉬패널은 가죽으로 감싼 후 스티치 장식으로 마무리했다. 특히 우드패널은 플라스틱 재질이 아니라 진짜 나무를 깎아서 만들었다(오버랜드 모델).
실내공간도 넉넉하다. 뒷좌석 공간(2열 레그룸)은 981mm로 동급 최고 수준이다. 트렁크 공간 역시 이전 모델에 비해 11% 넓어져 부피가 큰 야외활동 장비도 넉넉하게 실을 수 있다. 이밖에도 수입차의 문제로 지적돼 온 내비게이션도 SD카드 방식을 채택, 쉽게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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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뉴 그랜드 체로키 가격은 기본형이 5590만원으로 기존 모델에 비해 530만원 싸졌다. 고급형인 오버랜드는 6890만원으로 책정됐다. 내년에 출시되는 디젤 모델도 6000만원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