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소명에도 현대건설 매각 MOU 체결 난항

현대그룹 소명에도 현대건설 매각 MOU 체결 난항

신수영 기자, 김지민
2010.11.24 18:01

현대건설(173,000원 ▼2,400 -1.37%)인수자금 의혹에 대해 현대그룹이 소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정책금융공사 등 일부 채권단이 소명내용을 납득하기 힘들다는 분위기가 감지되며 현대그룹 측에 추가 자료를 요청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채권단은 인수 자금 논란이 가라앉은 뒤에야 현대그룹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MOU 일정 자체가 불투명해지는 분위기다.

24일 금융권과 채권단에 따르면 현대건설 채권단은 이날 오후 국회 정무위에서 유재한 한국정책금융공사 사장의 현대건설 인수 관련 보고가 끝난 뒤 법률 검토를 거쳐 MOU 체결 시기를 확정지을 계획이다.

채권단과 현대그룹 간 MOU는 오는 29일이 기한이지만 금융권에서는 시한을 넘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채권단의 입장 정리가 늦어 MOU 날짜가 늦어진 만큼 기한이 의미가 없다는 점에서다.

현재 현대그룹의 인수자금 가운데 문제가 되는 부분은 크게 2가지다. 하나는 프랑스 나티시스은행에현대상선(21,100원 ▲350 +1.69%)프랑스법인 명의로 돼 있는 1조2000억 원. 당초 채권단은 이 자금의 명의가 확실하고 자유롭게 인출이 가능한 점을 확인한 뒤 현대그룹 측의 '자기자금'으로 인정했다.

그러나 지난 22일 채권단이 현대그룹 측에 추가소명을 요청한 결과 이 자금은 예치금이 아닌 대출금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이 자금이 대출금임에도 자기자금으로 인정할 수 있느냐 여부를 결정해야 할 전망이다.

아울러 현대그룹은 소명자료에서 이 자금이 담보가 제공되지 않은 순수한 차입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간 제기된 의혹처럼현대상선(21,100원 ▲350 +1.69%)주식이나 인수대상인현대건설(173,000원 ▼2,400 -1.37%)자산이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했지만, 무담보 대출이란 점이 새로운 문제로 떠올랐다. 1조2000억 원이란 자금을 담보 없이 빌리기는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일각에서 현대그룹이 대출계약서를 공개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하는 이유다.

동양종금증권(5,190원 ▲90 +1.76%)에서 조달한 자금과 관련한 논란도 있다. 이 자금은 당초 7000억 원으로 알려졌다가 현대그룹의 소명 과정에서 8000억 원으로 밝혀졌다. 소문만 있었던 풋백옵션의 존재도 밝혀졌다.

현대그룹 측은 풋백옵션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이 8000억 원에는 일정 기간 뒤 풋백옵션을 요구할 수 있는 조건이 붙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히는 현대건설 인수 뒤 2년9개월로 채권단이 요구한 '매각금지 기한 2년'을 피해갔다.

금융권에서는 이 부분이 비가격 요소의 평가 감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어 채권단의 결정이 주목된다.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했다가 유동성 위기를 맞았던 이유가 바로 대우건설 주식을 되팔 수 있는 풋백옵션 때문이었다는 점에서다.

이에 따라 본 입찰부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 하루도 걸리지 않았던 현대건설 매각 절차는 MOU 체결을 앞두고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채권단이 추가 자료 제출 요구를 할 경우 현대그룹의 반발이 예상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 경우 채권단 3개 은행(외환은행, 우리은행, 정책금융공사)으로 이뤄진 주주협의회가 다시 이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마땅한 해결책이 없어 매각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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