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7년 만에 소니에 LCD 공급재개…삼성과 경쟁
LG디스플레이(11,720원 ▼430 -3.54%)가 소니와 TV용 LCD 패널 공급거래를 재개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5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소니와 TV용 LCD 협력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7년 만에 소니에 TV용 LCD 패널을 전격 공급하게 된 것. LG디스플레이와 소니는 3D TV와 LED TV 등 다양한 TV 제품군에 걸쳐 협력 체제를 넓혀나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니는 글로벌 TV 시장에서 삼성, LG와 함께 글로벌 '빅3'로 통한다. 디스플레이 업계의 최대 수요처 중 한 곳인 셈. LG디스플레이의 사업 확대 전략에 청신호가 커진 셈이다.
사실 소니와의 TV용 LCD 부문에서 협력관계가 깨진 것은 지난 2004년이다. 세계 최대 TV기업이던 소니가삼성전자(200,500원 ▼8,000 -3.84%)와 손잡고 LCD 합작사 '에스엘시디'를 설립하면서부터다. 당시 이 일로 LG디스플레이의 대표이사를 맡았던 구본준 부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소니에 크게 서운해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양사는 노트북 등 일부 IT용 LCD 분야에서만 명맥을 유지해왔다.
이번 소니-LG의 거래 재개는 무엇보다 제조 아웃소싱 전략을 강화하면서 디스플레이 거래선 다변화가 절실했던 소니와 '소니-삼성간 LCD 연합'이란 장벽에 가로막혀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LG디스플레이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그동안 소니와의 TV용 패널 거래 재개를 위해 적잖이 공을 들여왔다. 주력 공급처인 LG전자와 함께 비지오와 필립스, 스카이워스 등 해외 TV제조사들을 고객사로 확보했지만 세계 1, 3위권 TV 브랜드인 삼성-소니간 LCD 동맹에 따른 '규모의 경제'를 넘어서긴 사실상 어려웠기 때문이다.
소니는 그동안 주로 TV용 패널을 합작사인 에스엘시디와 삼성전자로부터 공급받고 일부 물량에 대해선 대만 디스플레이업체로부터 받아왔다. 그러나 지난해 상반기 LCD 공급부족 사태에 직면하면서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10세대 LCD 라인 투자를 단행했던 샤프와도 손을 잡았지만 수율문제로 난항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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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물량을 공급해 줄 제3의 거래선 확보가 절실했던 이유다. 특히 삼성의 최대 경쟁사인 LG와 손을 잡으면서 향후 LCD 사업협력 부문에서 보다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의도도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소니와 LG의 LCD 거래 재계로 TV 시장에 삼성-소니-LG간 미묘한 핑퐁게임이 전개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향후 에스엘시디의 8세대 증설 및 차세대 생산라인 공동투자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TV 부문에서 소니는 삼성, LG와 맞대결을 펼치는 경쟁상대이지만 LCD 부문에선 빼앗길 수 없는 대형 고객사"이라며 "소니가 양손에 두 회사의 패널을 쥐고 어떤 행보를 펼치느냐에 따라 LCD 업계의 판도가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어느 세트(완제품)업체든 거래선을 다변화하는 것 아니냐"며 "LCD 부문에서 소니와의 협력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