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3개월간 가격인하..GS칼텍스, S-OIL도 조치 나설 듯
SK에너지를 시작으로 국내 정유사들이 휘발유와 경유가격을 일제히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 사업부문의 적자를 감수한 결정으로 기름값 때문에 정부는 물론 소비자들에게도 곱지않은 시선을 받아왔다는 점을 감안한 고육책이다.
SK에너지(130,100원 ▼2,100 -1.59%)는 3일 휘발유와 경유가격을 리터(ℓ)당 각각 100원씩 인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하된 가격은 7일 자정부터 3개월간 적용된다. 주유금액을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경우, 리터당 100원을 할인 받을 수 있다.
이번 할인은 보유하고 있는 신용카드의 종류와 상관없으며, 기존 신용카드 할인 혜택에 SK에너지가 제공하는 할인이 추가된다. 카드사와 전산시스템 구축에 걸리는 시간이 필요해 카드할인은 2주가량 후에 시작될 전망이다.
이 때까지는 할인액을 'OK캐쉬백' 포인트로 돌려받을 수 있다. 신용카드가 없는 고객도 OK캐쉬백을 활용하면 된다. 이는 현금으로 환급받거나 다음 주유시 할인받을 수 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불안정한 중동정세로 원유 가격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고 일본 지진에 따른 파급효과로 있다"며 "국내 산업계도 비상체제에 돌입하는 등 유가가 국민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휘발유와 경유가격이 소비자 물가 뿐 아니라 기업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어렵게 가격인하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할인은 보유하고 있는 신용카드의 종류와 상관없으며, 기존 신용카드 할인 혜택에 추가로 SK에너지가 제공하는 리터당 100원의 할인이 적용된다.
정부는 즉각 환영의 뜻을 내놨다. 이날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고유가로 인한 국민들의 부담을 나눠지겠다는 SK에너지의 가격인하 결정을 높이 평가 한다"며 "모든 경제주체들이 고통분담과 상생의 정신으로 어려움을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정유사들도 가격인하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공식적으로는 "아직 결정한 것 없다"는 입장이나, 업계 1위인 SK에너지가 일으킨 파장이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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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주유소간 가격경쟁이 불가능해졌다. 지난 2일 기준 SK에너지의 보통휘발유 평균가격(주유소 기준)은 리터당 1977.19원이었고 △GS칼텍스 1976.33원 △S-OIL 1966.07원 △현대오일뱅크 1963.85원 등이었다.
SK에너지가 이번 조치로 1800원대 후반으로 떨어지면 나머지 정유사와 거래하는 주유소들의 매출이 급감하는 건 불보 듯 뻔하다. 리터당 50원도 소비자 유인효과가 큰데, 100원이라면 말할 나위가 없다.
정부가 기름값을 잡겠다며 구성한 '석유가격 태스크포스(TF)'와 공정거래위원회의 압박도 이미 적잖은 부담이 된 터다. 정유사 입장에선 어차피 '맞을 매'였다는 얘기다.
S-OIL(151,200원 ▲1,400 +0.93%)은 휘발유 가격을 내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현대오일뱅크는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의 흐름과 반대로 국내 판매가격을 인하하면 손실이 발생할 수 있지만 정부의 물가안정 노력에 협력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SK에너지의 이번 결정은 심사숙고 끝에 나온 것으로 인하폭을 비롯해 방식, 기간 등에서 내부적으로 적잖은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처음에는 휘발유와 경유의 인하폭을 달리하는 방식이 논의됐고, 이후에는 인하폭을 같이 하되 50원 전후에서 하는 방안도 검토됐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가격인하를 체감하려면 '100원' 정도는 내려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렸다는 전언이다.
SK에너지는 정유사업 부문에서 상당한 수익을 잃게 됐다. 이미 올 2월 난방용 등유 등 가격을 인하한데 이어 휘발유와 경유가격까지 낮췄다. 정제마진이 미미한 상황에서 적자운영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정유사 관계자는 "지난달 4주 주유소에 공급하는 보통휘발유 세전가격은 리터당 905~943원 수준이었다"며 "SK에너지는 이번 조치로 10% 이상 가격을 내렸고, 휘발유와 경유에서 5~7%가량 역마진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에너지는 이번에 '주유소 공급가격'이 아닌 '소비자 직접할인' 방식을 택했다. 이는 싼 가격에 기름을 받게된 주유소들이 정작 소비자 가격은 내리지 않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로, 나머지 정유사들도 비슷한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