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골프GTI, 포르쉐 안 부럽네

[시승기]골프GTI, 포르쉐 안 부럽네

안정준 기자
2011.06.04 08:50

[Car&Life]잘 돌고 잘 서고 '명불허전'

폭스바겐 골프 GTI
폭스바겐 골프 GTI

'양의 탈을 쓴 늑대', '주머니 속 로켓(포켓로켓)', '아우토반의 혁명'

특정 자동차 브렌드의 모델 하나가 이렇게 많은 별명을 갖기란 쉽지 않다. 그만큼 폭스바겐 골프는 뚜렷한 개성과 매력으로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증거다. 이번에 시승한 차는 1976년 1세대 출시 후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170만 대 이상이 팔린 폭스바겐 골프의 고성능 모델 'GTI'다.

4월 서울모터쇼를 전후해 국내시장에 출시된 골프 GTI는 6세대 모델이다. 35년간 숙성을 거친 6세대 GTI는 국내시장에 앞서 지난해 유럽과 미국에서 먼저 출시됐다. 1년을 기다려 직접 접해본 6세대 GTI는 '명불허전'이었다. 직진성능을 테스트해보기 위해 우선 차량 통행이 드문 새벽녘 서울-춘천 고속도로를 달렸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자 '바아아앙'하는 경쾌하고 매끄러운 배기음이 귀를 자극한다. 경쾌한 소리를 위해 배기음을 다듬는 별도의 장치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문득 계기반을 보니 속도계는 시속 200km에 육박하고 있었다. 6세대 GTI의 제로백(시속 100km까지 도달시간)은 6.9초. 211마력 2.0 TSI 터보차저 엔진이 뿜어내는 성능이다.

잘 달리기만 하는 차는 50점짜리다. 속도에 걸맞게 잘 도는 능력도 필수다. 북악스카이웨이는 서울 시내에서 이를 시험해 보기 가장 알맞은 장소다. 6세대 GTI는 이전 모델보다 한층 기민하게 곡선주로를 돌아 나갔다. 웬만한 속도에서는 쏠림현상도 발생하지 않아 이 차가 과연 전륜구동인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조건반사처럼 머릿속에는 '포르쉐'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잘 나가고 잘 도는' 차의 대명사 포르쉐와 같은 운전 질감이다. 제원상으로는 GTI와 포르쉐를 동률선상에 놓기 힘들지만 운전 감성은 비슷하다. 게다가 GTI의 가격은 포르쉐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4390만원(부가세 포함)이다. 골프 GTI는 슈퍼카의 전유물로 여겨져 온 독일 아우토반 1차선을 달리는 거의 유일한 2000cc급 모델이다. '아우토반의 혁명'이란 애칭이 붙은 이유다.

외관은 골프답게 앙증맞고 귀엽다. 날카로운 바이제논 헤드램프와 허니콤그릴이 적용돼 이전 5세대 보다 다소 공격적 느낌을 준다. 그래도 역시 골프다. 해치백 특유의 동글동글한 실루엣과 포르쉐 뺨치는 운동성능이 도무지 겹쳐지지가 않는다.

내부 디자인도 골프만의 DNA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D컷 핸들과 군데군데 적용된 붉은색 스티치로 '고성능 모델'임을 암시하고 있지만 내부 디자인이 주는 전반적 느낌은 소박하다. 내장에는 검은색 계통의 우레탄과 플라스틱 소재를 주로 적용해 비용을 최대한 줄였다. 하지만 내비게이션과 적재적소에 배치된 수납함 등 꼭 필요한 요소는 다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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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준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안정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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