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체어맨H', 쌍용차의 자존심 세우다

[시승기]'체어맨H', 쌍용차의 자존심 세우다

서명훈 기자
2011.06.18 08:50

[Car&Life]3세대 모델 출시, 고급스러움에 남성미 더했다

“터치 스크린, 운전자세 메모리 시스템, 풀 플랫 시트…” 지난 1997년 10월 탄생한 쌍용자동차 체어맨에 탑재된 기능들이다. 이런 기능 앞에는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가 달렸다. 아직도 쌍용차하면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대부분 떠올리지만 체어맨을 기억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4500억원의 연구개발비가 투입됐고 벤츠와 기술 제휴를 통해 탄생했다는 점도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올해 서울모터쇼를 통해 선보인 '체어맨H 뉴 클래식 600S'. 쌍용차의 자존심 체어맨의 3세대 모델이다. 체어맨W는 뒷좌석의 편의성에 초점을 맞춘 모델인 반면 체어맨H는 직접 운전을 즐기는 고객들을 위한 차다.

체어맨은 참으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모델이다. 우선 현대차와 기아차가 석권한 국내 시장에서 자신의 색깔을 유지하며 꾸준하게 고객들의 사랑을 받는 비결이 궁금했다. 체어맨은 지난 14년간 10만 8000여대가 판매되며 고급차 시장의 한 축을 담당했다.

외관은 2세대 모델에 비해 한결 강렬한 인상을 풍긴다. 더 커진 헤드램프와 직선을 강조한 라디에이터 그릴에서는 남성미가 묻어난다. 실내 역시 6.5인치 와이드 LCD를 중심으로 여러 조작버튼들이 깔끔하게 잘 정돈돼 있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켜자 묵직한 배기음이 들려온다. 벤츠의 기술이 녹아있는 탓일까. 운전자가 적당한 배기음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독일차들과 닮았다. 전동식으로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핸들은 여성 운전자들에게 제격이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에 접어들자 속도를 높여봤다. 운전하는 재미를 과연 느낄 수 있을지 테스트해 보기로 했다. 가속페달에 약간 힘을 주자 시속 100km를 무난하게 돌파한다. 직선 주로에서 시속 160km까지 속도를 높여도 힘이 부치는 느낌 없이 치고 나간다. 마음만 먹으면 180km/h까지도 별 무리가 없어 보인다. 달리기 성능은 합격점이다. 다만 고속주행시 들리는 풍절음은 다소 귀에 거슬렸다.

체어맨H에 탑재된 XGi3200 엔진은 직렬6기통으로 내구성과 정숙성이 뛰어나다. 3200엔진은 최고출력 222마력에 최대토크는 31kg·m의 힘을 발휘한다. 여기에 벤츠의 팁 트로닉(Tip Tronic) 5단 변속기가 더해져 8.7km/ℓ의 연비를 달성했다. 시승이 끝난 후 확인한 연비도 큰 차이가 없었다. 급가속과 고속주행을 반복한 점을 감안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핸들링이었다. 큰 차체에 비해 날렵하게 커브를 빠져나갔다. 저속주행시에는 핸들을 가볍게 돌릴 수 있고 고속 주행시에는 핸들을 무겁게 하는 속도감응형 파워스티어링이 장착된 덕분이다.

직접 경험해 볼 순 없었지만 체어맨H에는 수준급 안전장치들이 탑재돼 있다. 브레이크 페달은 충돌시 차체 앞쪽으로 멀어지도록 설계가 돼 운전자의 발목을 보호해 준다. 또한 기어를 중립에서 D로 변경했을 때 나타나기 쉬운 급출발을 막는 점프스타트 방지 시스템도 장착돼 있다.

이밖에도 운전자가 적절한 압력으로 브레이크를 밟지 않을 경우 브레이크 작동을 도와주는 BAS와 언덕길에서 밀리는 것을 방지해 주는 HSA도 적용됐다.

가격은 2800cc 엔진이 탑재된 500S가 3990만원~4495만원(부가세 포함), 600S는 4510만원~4695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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