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화끈한 베팅'에 숨죽여 웃는 롯데

CJ '화끈한 베팅'에 숨죽여 웃는 롯데

김지산 기자
2011.06.28 15:33

포스코 보다 높은 21만원 안팎… "롯데, 제안서 기습철회 출혈베팅 유도"

CJ(207,000원 ▲10,000 +5.08%)대한통운(113,800원 ▲1,000 +0.89%)인수전에서 주당 20만 원대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하며 '대역전극'을 연출하자 조용히 미소 짓는 곳이 있다. 바로 롯데다.

롯데는 본 입찰 마감일인 27일 제안서 접수를 '기습적으로' 철회했다. 예상에 없던 후보가 나타나는 일은 있어도 매각주관사 문 앞에서 접수를 포기한 건 사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드문 일이다.

롯데 측은 "금호터미널을 분리 매각해 인수 필요성이 현저히 떨어져 고심 끝에 본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입찰 제한 시간 직전까지 숙고를 거듭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노무라증권에 나타난 롯데 관계자들은 서류 가방만 들고 나타나 애초부터 제안서를 제출할 의지가 없었던 게 아니냐는 시선을 받고 있다.

M&A 시장 관계자들은 단지 포스코-삼성 컨소시엄과 CJ그룹으로 하여금 출혈 베팅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쇼'였다고 본다.

그래서였을까. CJ는 예상 가격대로 거론되지 않았던 20만원대라는 놀라운 가격을 제시하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눈앞에 두게 됐다. 당장 '승자의 저주'라는 말이 떠오를 법한 금액이다.

금호터미널 분리 매각론이 나올 때부터 롯데는포스코(343,500원 ▲5,500 +1.63%)와 CJ에 불만이 많았다. 포스코와 CJ 입장에선 금호터미널이 필요 없었고 결국 이들의 의지대로 일이 풀려갔다.

본 입장 마감 직전 삼성이 등장하면서 롯데는 관심에서 완전히 벗어나기에 이르렀다. 본 입찰이 삼성(포스코 컨소시엄) 대 삼성에 분노한 CJ로 전개되는 분위기에서 롯데는 포스코, CJ 모두를 골탕 먹이기 위한 작전으로 '제안서 접수 철회쇼'를 연출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롯데가 의도했든 그렇지 않았든 이번 인수전은 포스코의 뼈아픈 실패와 CJ의 비싼 인수로 결론 나고 있다. CJ는 그렇지 않아도 식품,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롯데와 경쟁하고 있다. CJ의 현금지출이 많을수록 롯데는 나쁠 게 없다.

M&A 시장의 한 관계자는 "인수전 전개 과정에서 롯데는 포스코와 CJ를 탐탁지 않아 했다"며 "제안서 마감일 해프닝이 롯데의 복수극이라면 매우 치밀한 작전의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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