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GLS 대주주, 대한통운 인수에 '반발'

단독 CJ GLS 대주주, 대한통운 인수에 '반발'

이상배 기자, 김태은
2011.06.29 09:11

3대주주 신한프라이빗에쿼티 "1조 넣어야할 CJ GLS 현금성자산 46억 불과"

CJ그룹이 계열사인CJ제일제당(212,000원 ▲12,000 +6%)과 CJ GLS를 앞세워 대한통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가운데 CJ GLS의 3대주주(18.4%)인 신한프라이빗에쿼티(신한PE)가 강력 반발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CJ GLS가 대주주인 자신들과 사전 협의없이 이사회 등의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대규모 인수·합병(M&A) 추진을 강행했다는 것이다.

신한PE 관계자는 29일 "지난 27일 대한통운 본입찰 마감 직전에야 CJ GLS 측으로부터 대한통운 본입찰에 참여한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사전 협의도 없었고, 이사회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CJ GLS에 투자할 당시 맺은 계약서에 따르면 이 같은 대규모 투자 건에 대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사전에 알리고 협의해야 한다"며 "현재 CJ GLS 이사회에 이사를 파견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한 이사회도 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 CJ GLS의 재무상황을 고려할 때 증자가 아니고서는 대한통운 인수 자금을 마련할 방법이 없다"며 "만약 증자를 추진한다면 참여할 수 없고, 참여하지 않는다면 주식가치가 희석되는 등의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현행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CJ그룹과 같은 지주회사 체제의 기업집단은 지주회사와 그 자회사가 한 회사에 출자해 계열로 편입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단 자회사들만 50 대 50처럼 같은 비율로 출자하는 것은 허용된다.

CJ그룹이 당초 예비입찰자였던 지주회사 CJ 대신 자회사인 CJ제일제당과 CJ GLS 만을 본입찰에 참여시킨 것은 이 같은 법적 규제 때문이다. 지주회사 CJ 단독보다 CJ제일제당과 CJ GLS 두 곳의 자금여력이 더 크다고 판단한 셈이다.

따라서 CJ제일제당과 CJ GLS가 대한통운을 적법하게 인수하려면 똑같은 자금을 투자해야 한다. CJ그룹의 대한통운 총 인수대금이 2조원을 웃돈다는 점을 고려할 때 CJ GLS도 1조원 이상을 투입해야 한다.

그러나 CJ GLS의 지난 3월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6억원에 불과하다. 차입여력을 가늠하는 잣대인 영업 현금흐름(EBITDA)도 지난해 391억원에 그쳤다. CJ GLS는 최근 은행권에서 약 6000억원 규모의 차입 확약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CJ GLS의 재무상태와 연간 EBITDA 등을 고려할 때 증자 확약 등이 없이는 이 같은 자금을 빌리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CJ그룹은 현재 CJ GLS의 자금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우선 CJ제일제당 중심으로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내용의 증빙서류를 매각 주간사들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CJ GLS의 유상증자 등과 관련된 내용은 증빙에서 제외시킨 것이다. CJ GLS가 자금을 조달해 CJ제일제당과 출자 비율을 50대 50으로 맞추는 문제는 이후 대금 납입이 이뤄지기 전까지 어떻게든 해결한다는 것이 CJ그룹의 복안이다.

이와 관련, 대한통운 매각 주간사인 산업은행 관계자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서는 CJ그룹 측이 딜이 마무리되기 전에 알아서 해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CJ LGS에는 지주회사 CJ(41.4%)와 이재현 CJ그룹 회장(23.8%)이 1, 2대 주주로 있고, 신한PE가 운용하는 '신한 국민연금 제1호 사모투자전문회사'는 18.4%의 지분을 보유하며 3대주주에 올라있다. 이밖에 4대주주인 산은캐피탈도 14.5%의 지분을 갖고 있다.

한편 CJ그룹에 밀려 대한통운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포스코는 지난 28일 CJ그룹이 입찰 규정을 어긴 것 아니냐는 내용의 질의서를 매각 주간사인 산업은행에 전달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대한통운 예비입찰 안내서에 따르면 본입찰 때 대표자를 변경할 수 없게 돼 있다"며 "CJ그룹이 당초 지주회사 CJ에서 자회사인 CJ제일제당 또는 CJ GLS로 대표자를 변경했다면 이는 입찰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CJ제일제당과 CJ GLS가 대한통운 인수자로 본입찰에 참가했다면 타법인 출자에 대한 의사회 결의가 있어야 하는데, 그에 대한 이사회 의사록을 찾을 수 없다"며 "이에 대한 산업은행 측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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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배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장입니다. △2002년 서울대 경제학부 졸업 △2011년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MBA) 졸업 △2002년 머니투데이 입사 △청와대, 국회, 검찰 및 법원, 기재부, 산자부, 공정위, 대기업, 거래소 및 증권사, IT 업계 등 출입 △2019∼2020년 뉴욕특파원 △2021∼2022년 경제부장 △2023년∼ 정치부장 △저서: '리더의 자격'(북투데이), '앞으로 5년, 결정적 미래'(비즈니스북스·공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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