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안승규 한국전력기술 사장 "원전사업 안전이 최고"

# 지난달 30일 경기도 일산에 위치한 킨텍스. 수 천 명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렸다. 수많은 인파가 한자리에 모인 것만 보고 아이돌 가수의 콘서트나, 인기 자동차 전시회 같은 게 열렸다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2011 세계 원자력·방사능 엑스포', 국내 최초 원자력 관련 국제 전시회가 열렸다. 간단히 말해 '원자력 안전' 홍보 행사다. 원자력 관련 기업과 기관 70여 곳이 참가했다. 이들은 각각 홍보 부스를 설치하고 원전 관련 전시와 콘퍼런스, 수출상담회를 열었다. 지난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태로 불안감이 팽배해 있는 터라 흥행이 걱정됐지만 기우였다. 지식경제부 주최로 3일 간 열린 이번 행사에 다년간 사람은 1만2000여 명. 웬만한 인기 전시회 저리가라였다.
행사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스는 단연 한국전력기술(한전기술(162,900원 ▲6,700 +4.29%)). 원자력 발전소 설계와 시공 기술 개발을 담당하는 한전기술은 원전 설계 사례와 가동 중인 발전소에 적용된 기술 등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줬다. 특히 그동안 수행해 온 대규모 원전 건설 성과와 원전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눈길을 끌었다. 한전기술은 행사기간 내내 원전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친 안승규(62) 한국전력기술 사장을 7일 만났다. 안 사장은 "국민들에게 원자력 에너지, 한국형 원전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던 중에 이번 엑스포에 참가하게 됐다"며 "일본 사고를 계기로 원자력에 대한 관심이 오히려 더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자력과 관련된 모든 행사가 연기되거나 취소됐다. 그런 만큼 안 사장은 이번 행사를 중요하게 여겼다. 그는 "이번 엑스포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 한전기술이 참가한 첫 번째 대형 행사였다"며 "국내 원전 기술개발 과정과 방사선 방호, 중대사고 대처설비 등 안전설계 기술을 중점적으로 소개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원전 안전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원자력에너지, 원전산업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자평했다.
후쿠시마 사고를 통해 원전 안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절감한 안 사장은 이번 행사에서 설계기술 개선과 최고 품질의 설비를 통해 극한 상황에서도 원전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안 사장은 "지난 2009년 12월 UAE 원전수주 이후로 원자력은 국가의 미래 사업이자 신성장동력으로 전 국민적인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1년3개월 만에 터진 후쿠시마 사고로 그 흐름이 정반대로 바뀌었다"며 "가까운 일본에서 일어난 사고 이후 원전 반대 목소리가 다시 힘을 얻고, 막연한 불안감을 갖게 된 국민들이 많은 것 같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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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원자력을 외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당장 원자력을 대체할 만한 에너지원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풍력, 태양열 등 신재생에너지가 원전의 자리를 대신하려면 최소 수십 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 이런 이유로 원자력을 포기한다면 전력부족, 전기요금 폭등과 같은 감당하기 힘든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사장은 다시 원전 건설 붐이 일 것으로 확신하면서, 사전에 대비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 세계 각 나라가 원전 확대 정책을 펼칠 텐데, 그러면 미국, 프랑스 등 원전 종주국들이 우리의 경쟁 상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형 원전의 안전성이나 경제성 등은 UAE 원전 수주로 이미 검증받았지만 세계 최고의 기술력으로 승부를 걸어야한다"고 덧붙였다.
체르노빌과 쓰리마일 원전 사고 이후 미국 등 선진국에서 원전 건설을 중단해 인력양성과 기술개발의 공백이 발생한 선례가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속적으로 원전을 건설하고 운영하면서 많은 인력을 양성하고 최신기술을 확보했다.
한전기술만 해도 회사 설립 당시 기술을 전수해줬던 미국의 원전 설계사가 한전기술에 공사 참여를 요청하는 등 기술 역수출 단계에 이르렀다. 안 사장은 이러한 장점을 잘 살리고 UAE 원전수주 때와 마찬가지로 민·관·공이 하나가 된다면 빠른 시일 안에 제2, 제3의 원전수주가 이뤄질 것으로 확신했다.
안 사장은 취임 2주년을 이제 막 넘겼다. 그는 2년 동안 한국형 원전 수출이라는 국가적인 경사와 후쿠시마 원전사고라는 국제적인 대형 참사를 동시에 목격했다. 이젠 최초 원전 수주의 흥분도, 원전 사고로 인한 혼란도 가라앉히고 차분하고 냉정하게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현재 정부와 한전 주도의 해외 원전개발에 참여하고 있고, 제주해상풍력단지 조성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등 신재생분야에서도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습니다. 그동안 공들여 온 해외 EPC(Engineering, Procument and Construction: 설계, 구매, 건설 등 일괄 서비스) 사업도 조만간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이제야 출발선에 섰다는 느낌마저 듭니다. 더욱 열심히 뛰겠습니다."
☞한국전력기술=1975년 코리아아토믹번즈앤드(주)로 설립돼 1982년 현재 회사명으로 변경한 엔지니어링 서비스 업체로한국전력(40,300원 ▼950 -2.3%)그룹사다. 주요 사업은 원자력과 기타 발전 사업에 필요한 건축, 엔지니어링 등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직원 수는 2004명, 매출은 5802억 원을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