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에릭 매스킨 미 프린스턴 고등연구소 석좌교수는 글로벌 금융위기는 정책 집행자들의 무지의 탓이라며, 미국 금융시장이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규제가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경제회복이 더디기는 하지만 여전히 미국의 리더십은 유지될 것이라며, EU는 위기에 직면했고 브릭스는 아직 멀었다고 평가했다.
2007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매스킨 교수는 20일 제주 호텔신라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의 특별강연에서 '세계경제의 새로운 파워시프트'라는 주제 발표에서 "미국은 선진적 금융시스템의 강점을 갖고 있는 반면 BRICs는 이 부분에서 약하다"며 "이렇듯 금융혁신이 지속되기만 한다면 미국은 계속 선두를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음은 에릭 매스킨 교수가 기자들과 가진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2007년부터 금융위기가 불충분한 규제가 원인이라고 했는데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규제가 선진화되기 위해서는 어떤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나.
▶한국 금융시장의 전문가가 아니라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할 것 같다.하지만 국가발전 과정에서 규제가 많은 방향에서 적은 쪽으로 움직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
모든 사람들이 예측 가능하듯이 한국 금융시장이 규제가 적은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탈규제가 과도할 수 있다는 것을 주의 깊게 봐야한다. 미국은 세계 최고의 금융시장이지만 그 시장 역시 충분히 적절히 규제되지 않는다면 무너질 수 있다.
-정부가 강제하는 한국의 동반성장은 미국 사례 비춰봐서 어떻게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나.
▶동반 성장에 대해선 전문가가 아니라서 구체적 조언은 주저할 수밖에 없다. 이같은 이슈에 대응하는 일반적인 원칙을 말하자면 정부는 복잡한 경제정책을 잘 수행하지 못한다. 미국 시장이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역할은 인프라, 교육 등 공공재에 대한 역할이다.
경제문제로 갔을 때 이 산업을 발전시켜야 하느냐 아니냐는 민간부문이 결정을 하는 게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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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은행들이 비윤리적이기 때문에 금융위기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고 말씀하셨는데 정작 사람들은 월가의 비윤리성을 질타했다. 아직도 비윤리성과 금융위기가 별개의 문제라고 보나.
▶그렇다. 아직도 그 관점이 맞다고 생각한다. 비윤리적인 행동이 많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윤리적인 행동들이 금융위기의 원인이 된 것은 아니다. 은행들이 지나친 리스크를 취하는 것, 이것은 윤리의 문제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이런 것을 조절하는 것이 규제밖에 없다. 규제의 실패가 진정한 금융위기의 원인이다. 윤리교육을 많이 한다고 해도 인센티브 제도가 있는 한 이런 것들은 상존할 수밖에 없다.
글로벌화의 이점이 바로 금융시장이다. 기업인이라면 자국의 은행뿐만 아니라 타국의 금융기관에서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세계화가 브릭스 개도국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규제와 관련해 앞서 말한 것처럼, 지역적인 규제뿐만 아니라, 국가간 협력을 바탕으로 한 규제조율이 필요하다. 금융 자본의 이동이 쉬워진 것을 고려했을 때 국제적인 협력이 요구된다.
-경제학의 위기라는 말들이 있다.
▶금융위기는 경제학의 실패가 아니다. 경제학에 관심을 두는 데 실패한 사람들이 실패한 것이다. 경제는 스스로 규제되는 것이 아니라, 정부에 의해서 규제되는 것이다. 이것이 경제학에서 오랫동안 내려온 이론이다. 법집행자들이 경제학을 외면하는 것이 문제다. 공공법 집행자들의 부족한 교육 때문이다.
이번 금융위기는 사람들이 경제에 충분히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아 의사결정과정에서 실수를 범했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금융시장은 자율규제가 안되는 것이다. 정부가 규제해야 하는 시장, 많은 경제학 문헌에서 30여년전부터 이같은 주장이 나오고 있다.
교훈은 정책입안자들, 그린스펀 같은 사람들이 금융시장 규제가 불필요하며 자율규제를 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경제학에 대한 무지 때문이다. 정책입안자들 사이에서 이러한 것들이 충분이 논의되어야 한다.
-한국에서 감세정책이 논의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로 볼 때 감세정책의 긍정적인 효과나 부정적인 효과는 무엇인가.
▶감세는 경기침체와 싸우는데 유용한 수단이다. 주요 문제는 경기침체가 되면 사람들이 갑작스럽게 궁핍해지거나 소비를 줄이고 기업들이 충분한 상품을 판매할 수 없으며 고용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실업률 증가로 이어지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소비를 더 줄이게 되는 악순환 구조다.
악순환의 고리는 감세로 깰 수 있다. 다만 유념해야 할 것은 한번 경제가 살아나기 시작하면 감세정책을 철회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정적자를 견뎌낼 수 없기 때문이다. 경제회복기에 들어가면 세금을 올리거나 공공지출을 줄이거나 둘 다를 시행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데 감세를 항구적인 상황으로 만들어서는 안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