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이종철 선주협회장에 거는 기대

[기자수첩]이종철 선주협회장에 거는 기대

김지산 기자
2011.07.21 08:06

얼마 전 한국선주협회의 주선으로 주요 해운업체 관계자들이 모였다. 선박의 동력원인 벙커C유 가격이 국내에서 유난히 비싸다는 데 공감하고 대책을 세우기 위해 만든 자리였다.

유가는 오르고 영업환경은 좋지 않아 적자의 늪에 빠진 해운업계로선 원료비를 줄이기 위한 당연한 움직임이었다. 실제 해운사들이 자주 급유지로 이용하는 싱가포르에서 최근 벙커C유 가격이 톤당 660달러선을 형성한 반면 한국은 이보다 5%가량 비싸다. 그런데 이 모임 이후 정유사에 쏟아질 줄 알았던 해운업계의 불만은 엉뚱하게도 선주협회로 향했다.

유가상승과 벌크선을 중심으로 한 운임하락 등 이중고를 겪어온 게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뒤늦게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게 공무원집단을 연상시킨다는 불만들이 터져나왔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이미 선주협회는 벙커C유 가격 안정을 정부에 요구하려 했지만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그로부터 4개월여 지나 선주협회가 나서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업계가 '생색내기용'이라고 비아냥거리는 건 이 때문이다.

경영전략을 짜기 위해 협회에 해운관련 통계자료를 요구하면 번번이 죄송하다는 답변이 돌아온다는 말도 들린다. 협회비가 아깝다는 험악한 얘기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업계는 2008년 건설교통부와 해양수산부가 통합해 지금의 국토해양부가 출범한 후 선주협회의 기능이 현저히 약화됐다고 지적한다. 해양부 시절에 비해 선주협회의 존재감이 작아졌다는 것이다. 그 결과 선주협회가 스스로 '나태'를 용인한다는 매서운 비판이 나오기에 이르렀다.

그래서 3월 선주협회장으로 취임한 이종철STX팬오션(5,540원 ▼10 -0.18%)부회장에게 거는 기대와 요구 수준은 높다. 전문경영인(CEO)을 지내며 다진 경영효율성을 협회에 접목해 '일하는 조직'으로 거듭나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온다.

이 회장이 취임과 동시에 외친 선박금융 전문기관 설립 추진이 성공하기 위해서라도 선주협회의 자기 개혁이 절실하다. 그래야 선박금융기관 설립도 탄력을 받고 위기에 빠진 해운업계에도 힘이 된다. 선주협회가 사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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