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에코피스아시아와 4년 동안 사막의 초원화 기적 일궈
초원이 돌아오고 있다. 사막으로 변한 초원이 재생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 불가능에 가까운 ‘사막의 초원화’의 기적이 일어나고 있는 현장이 있다.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북서쪽으로 660㎢ 떨어진 내몽고자치구의 시린궈레이멍시앤(錫林郭勒盟縣) 아파까치쩐 차깐노르(査干諾爾) 서쪽 호수. 2002년까지만 해도 파란물이 넘실대던 차깐노르. 하얀 호수라는 뜻을 가진 차깐노르 서쪽 호수의 물이 마르면서 80㎢(약 2500만평)의 호수바닥이 사막으로 변했다. 여의도(8.48㎢)의 9.43배나 되는 엄청난 사막. 4~5월만 되면 강풍이 불며 모래와 흙가루가 날리며 한반도를 황사로 덮게 만드는 한 원인이 되는 차깐노르 호수사막이 다시 풀밭으로 재생하는 기적이 만들어지고 있다.
수십만년 전 바다였던 곳이 융기돼 만들어진 한반도(22만㎢)와 거의 비슷한 크기의 시린궈레이멍 초원(20만㎢)이 만들어졌고, 차깐노르는 시린궈레이멍 초원의 남쪽에 위치한 쿤산다커(渾善達克) 사지(沙地)에 위치해 있다.
쿤산다커 사지는 내몽고의 8대 사막과 4대 사지 중 하나로 남북 180km, 동서 450km, 면적 5만2000㎢에 이르는, 초원과 사막이 섞여있는 ‘완전 사막 전의 평원’이다. 평균 고도가 1100m인 이곳 평균 강수량은 연간 270~400mm. 강수량이 적어 나무가 자라지 못한다. 하지만 모래를 풀이 덮고 있어, 비가 내리면 곧바로 증발되지 않고 모래 속으로 스며든다. 이 물이 도랑과 강으로 흘러 거대한 차깐노르(110㎢)를 만들었다.
수십만년 동안 쿤산다커 사지의 젖줄이었던 차깐노르. 시간이 흐르면서 물에 떠밀려 내려온 모래로 호수가 동쪽(30㎢)과 서쪽(80㎢)으로 나뉘었다. 게다가 인근 지역에 정착민이 늘고 지하수 개발이 증가하면서 유입 수량이 줄어 서쪽 호수의 수심이 낮아져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여기에 쐐기를 박은 것은 중국 정부가 동쪽 호수를 개발하기 위해 모래 섬으로 분리돼 있던 차깐노르에 댐을 쌓은 것. 물 유입이 막힌 서쪽 호수는 2002년에 완전히 말라 허연 속살을 드러냈다.
차깐노르가 하얀 호수로 불리게 된 것은 소금(鹽分)이 많아 하얀색을 띠었기 때문. 말라버린 호수 바닥은 염분이 많은 강한 알칼리성 토양이어서 풀이 자라지 못했고, 그대로 4~5월의 강풍에 노출돼 황사가 형성됐다. 차깐노르 황사의 나트륨(염분) 함유량은 보통 흙먼지보다 무려 560배나 높은 상황. 염분이 강한 황사를 들여 마시면 치명적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에코피스아시아가 2008년부터 현대자동차의 후원과 아파까치쩐 인민정부의 협조를 받아 차깐노르 사막화 방지 프로젝트에 나선 것은 바로 이런 ‘염분 황사’를 막기 위한 것. 현대자동차가 매년 3억원씩 5년 동안 15억원을 지원하고, 에코피스코리아는 염분이 강한 지역에서도 잘 자라는 감봉의 씨를 사서 뿌리고 관리하는 감독 역할을 한다. 감봉(Suaeda glauca bge)은 명아주과 나문재속의 염생(鹽生)식물(소금기 혹은 알칼리 토양에서 잘 자라는 풀)이다. 한국의 바닷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방석나물’ 과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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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피스아시아는 매년 6월경, 아파까치 정부와 차깐노르 인근 주민의 협조를 받아 감봉 씨를 파종하고, 7,8월에 한국의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과 중국의 네티즌 봉사단의 자원봉사를 통해 사장(沙墻) 작업을 한다. 사장 작업은 모래 속에 뿌린 감봉 씨가 바람에 날려가지 않도록 나뭇가지로 일종의 방풍림을 만드는 것이다.
에코피스아시아와 현대자동차, 아파까치 정부와 주민 및 봉사단의 땀과 노력이 결실을 맺어 4년 동안 사막 3800만㎡(약1172만평)가 초원으로 바뀌고 있다. 내년까지 초원으로 바뀌는 사막은 1500만평에 이를 전망. 사막으로 바뀐 차깐노르 2500만평의 60%가 파란 풀밭으로 바뀌면서 초원이 돌아오고, 소금 황사는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박상호 에코피스아시아 중국사무소장은 "감봉이 넓게 퍼지면서 인근에서 날라 온 다른 풀씨들이 싹을 틔우며 사막이 초원으로 바뀐다"며 "차깐도르 사막화 방지 및 초원재생 프로젝트는 이같은 자원복원력에 바탕을 둔 것이어서 성공 가능성이 높고 지속가능하다"고 밝혔다. 박 소장은 다만 "감봉은 1년생이어서 가뭄이 심할 경우 말라죽을 위험이 있다"며 "염분에 강한 다년생 풀인 감모초도 함께 파종하는 2단계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차깐노르 사막화 방지에는 한국 및 중국의 봉사단을 합해 모두 500명의 자원봉사자가 활동했다. 특히 올해는 한국 대학생과 중국 대학생을 비롯해 중국 네티즌 봉사단, 현지 언론기자 봉사단, 현대차그룹 임직원 및 가족 봉사단 등 다양한 봉사자들이 참가했다.
사막화 방지 자원봉사에 참여한 양쉬빈 베이징교통방송 앵커는 "사람의 힘으로 사막을 초원으로 바꿀 수 있다는 신념으로 참여했다"며 "우리 후손들에게 사막이 줄어든 환경을 돌려주기 위해 계속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차깐노르 사막화 방지 노력을 인정받아 작년 말 한국기업으로는 처음으로 '2010년 중국 CSR활동(사회공헌활동) 대상'을 받았다. 에코피스코리아와 현대차는 오는 10월, 차깐노르 사막화 방지 활동 및 성과를 UN(국제연합)에 보고할 예정이다. UN으로부터 활동과 성과가 인정되면 중국 중앙정부도 차깐노르 방식의 사막화 방지 프로그램을 적극 지원할 것으로 예상돼 다른 지역 사막을 초원으로 바꾸는 프로젝트가 크게 활성화될 것이다.
"감봉을 심어 차깐노르를 초원으로 바꾸는 것은 인근 주민들이 목축을 하는데도 도움을 준다. 현재까지 성과는 매우 좋으며 4년 정도 지나면 사막으로 변했던 차깐노르는 다시 파란 초원으로 재생될 것"(왕궈위앤, 汪國彦, 아파치쩐 정부 책임자)이란 희망은 이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