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삼성-애플의 전쟁 중 '긴밀한' 컨콜

[기자수첩]삼성-애플의 전쟁 중 '긴밀한' 컨콜

김태은 기자
2011.08.19 07:21

호주법원이 애플의 제소를 받아들여 '갤럭시탭 10.1'의 판매 금지를 결정한 다음날인 지난 3일 서울에선 애플과 삼성전자의 콘퍼런스콜이 열렸다.

물론 이 회의는 주제는 특허가 아니었다. 애플의 스마트폰과 아이패드2에 쓰일 LCD패널 공급문제를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가 '특허전쟁'에 사활을 건 듯한 때에 업무협의를 한다는 점은 왠지 낯설게 받아들여진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주요 부품 공급업체다. 또 애플은 삼성전자 매출의 5.6%를 차지할 정도로 삼성에 큰 고객이다. 특허전쟁의 와중에 두 회사가 콘퍼런스콜을 열어 긴밀한 협의를 하는 이유다.

이런 구조는 완제품과 부품을 모두 생산·판매하는 삼성전자의 사업 특성에서 비롯된다. 완제품과 부품의 수직계열화체제를 갖춘 IT회사는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이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초일류기업으로 발돋움한 원동력으로도 꼽힌다. 단시일에 경쟁자를 따라잡은 데는 부품과 완성품 간 사업시너지가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체제가 애플과 관계에서 걸림돌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애플은 삼성전자와의 특허소송이 본격화하면서 부품공급처를 다변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는 완성품시장에서 '적'인 삼성전자에 대한 부품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삼성전자(220,500원 ▼5,500 -2.43%)도 지난달 부품사업(메모리, 시스템LSI, LCD)을 맡는 'DS사업총괄'을 신설하는 등 부품과 완제품을 분리해 다른 회사와의 갈등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삼성은 사업부간 강력한 '방화벽'이 있다고 강조하는데 외부에선 '한 가족'이라는 시선을 보본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완제품과 부품을 나눠 분사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는다. 비단 애플과의 관계 때문이 아니더라도 삼성전자가 새로운 사업구조를 고려할 시점에 도래했다는 지적이다.

패스트팔로어(fast follower)에서 퍼스트무버(first mover)로 도약하려면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건희 회장이 '창조적 혁신'을 강조하고, 소프트 경쟁력 강화를 주문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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