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섣부른 자원외교 홍보

[기자수첩] 섣부른 자원외교 홍보

유현정 기자
2011.08.25 05:20

"나중에 실제 성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해당 기업의 입장이 곤란해질 수 있습니다."

정부의 적극적인 자원외교에 대해 재계 관계자가 내놓은 반응이다. 정부가 아시아, 남미, 중동 등 세계 각지에서 펼치는 자원개발 활동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가운데 관련 업계에서는 앞으로 미칠 '후폭풍'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는 해외 에너지 자원 확보를 최우선 정책 과제로 삼고 적극적인 '자원외교'를 벌여왔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2007년 4.2%에 불과하던 석유·가스 자주개발률은 2010년 10.8%로 높아졌다. 리튬 및 희토류를 포함한 전략광물 자주개발액도 같은 기간 39억3000만달러(18.5%)에서 81억달러(27.0%)로 늘었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정부의 지원사격이 고맙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사업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그 비판을 기업이 떠안아야 한다는 점은 부담으로 다가온다.

이를테면 최근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과 한국광물자원공사는 볼리비아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우유니 염호(소금호수)의 리튬 추출·개발사업과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볼리비아 현지에 합작회사를 세워 리튬사업을 공동으로 수행한다는 내용이었다. 민간기업 중에선 포스코가 참여했고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도 실무자를 파견했다.

그러나 MOU라는 것이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최종 입찰에서 예기치 못한 변수가 생긴다면 실제 계약까지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이 경우 해당 기업은 마치 프로젝트에 실패한 기업으로 시장에 비쳐질 수 있다.

오래 전부터 국가 주도로 적극적인 자원외교를 펼쳐온 중국에 비해 우리 정부의 움직임은 한발 늦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정상급 외교를 통해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직접 나서며 기업들을 지원하는 것은 칭찬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수년의 소요시간과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자원개발의 속성상 섣부른 성과 홍보는 자칫 기업에 짐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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