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난 정전 원인.."허위보고가 화 불렀다"

드러난 정전 원인.."허위보고가 화 불렀다"

정진우 기자
2011.09.18 17:25

(종합)예열도 안된 발전기, 공급능력에 포함...정부, 피해보상 절차 착수

15일 발생한 사상 초유의 정전 사태는 전력거래소의 잘못된 보고가 직접적 원인이었던 것으로 정부의 1차 조사 결과 밝혀졌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허위보고'라고 밝혔다. 정부는 피해 보상 절차에도 착수키로 하고 20일부터 피해신고를 받는다.

◇"허위보고 때문에...정전 못막았다"= 최중경 장관은 18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사고원인, 재발방지 대책, 피해보상 방안 등을 발표했다.

최 장관은 이날 다소 억울한 입장을 나타냈다. 이번 사태에 대해 보고를 늦게 받아, 제대로 사태 수습 능력도 발휘하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드러냈다.

최 장관은 정전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과 관련 "전력공급 능력에 대한 허수계산이 있었다"고 말했다. '전력거래소의 허위보고'라고 직접적 표현을 썼다. 그는 "발전기가 발전 상태로 들어가려면 약 5시간 동안 예열을 해야 한다"며 "전력거래소에서 예열조치 지시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것을 공급능력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공급능력 중 일부는 사실 전력을 공급할 수 없는 상태였다는 얘기다.

정전사태가 발생한 15일 오후 2시 반까지만 해도 지경부에 보고된 예비전력은 350만kW였는데, 허수 때문에 실제는 147만kw로 내려왔고 그런 상황은 오후 3시가 다 돼서야 지경부에 통보됐다.

특히 여기에는 사용이 곤란한 용량이 포함됐고 실제 정전사고 당시 예비전력은 24만kW에 불과, 자칫 더 큰 정전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는게 지경부의 1차 조사 결과다. 최 장관은 "정전 당일 양수발전기 가동이 멈춘 오전 10시나 자율절전이 시작된 12시쯤이라도 통보가 됐다면 관계기관에 도움을 요청, 정전을 막을 수 있었을 텐데 장관으로서 대응할 시간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정전피해 보상 어떻게 이뤄지나=정전 직후부터 논란이 됐던 피해보상 절차가 시작된다. 정부는 오는 20일 오전 9시부터 피해 접수를 받기로 했다.

피해신고는 전국 189개 한전 지점에서 할 수 있으며 정부는 접수된 신고에 대해 피해사실 조사를 통해 보상키로 했다. 피해 신고의 편의를 위해 산업단지내 중소기업은 한국산업단지공단, 일반중소기업은 중소기업진흥공단 및 각 지역본부, 음식점, 양식장 등 소상공인은 전국 소상공인지원센터에서도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소비자단체, 중소기업중앙회, 회계사 및 변호사 등 전문가, 한전 및 전력거래소 등으로 구성된 '피해보상위원회'를 구성해 피해보상지침을 마련키로 했다.

최 장관은 "피해보상위원회가 정립하는 정전피해보상지침에 따라 보상을 실시하되, 이견이 있는 경우 피해보상위원회에 상정해 심의 후 보상하겠다"며 "현행 한전의 전력공급약관상의 피해보상 규정의 타당성에 대해서도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정전사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정부는 이날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전력위기 대응체계개선 태스크포스팀(TF)'을 구성했다.

TF는 △제도개선반 △피해보상반 △장기수급개선반 등 3개로 이뤄졌다. TF는 단전조치 등이 필요한 위기 상황의 경우, 보고라인에 따른 단계적 보고가 아니라 기관장 이하 전 직급이 동시에 보고받을 수 있는 '즉시보고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예비보고 단계를 강화, 위기 개연성이 판단되면 즉시 1차 예비보고를 한 후 매뉴얼상 단계별 보고를 한다는 것. 또 피해상황 최소화를 위한 공동대처가 가능토록 관계기관 간 정보 전파 공조를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순환정전 발생 시 사전예고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위기대응 매뉴얼을 개선할 예정이다. 소규모 병원과 은행 지점 등 독자적인 전원 확보가 곤란한 민감한 시설을 단전조치에서 제외하고, 신호등과 엘리베이터 등 국민 안전과 직결된 시설엔 예비전원을 공급할 방침이다.

최 장관은 "전력수요 예측에 있어 이상고온 현상 등 최근 기후변화 상황 반영해 단기수요예측 프로그램을 개선하겠다"며 "전반적인 수급체계와 기존 발전소 정비계획 등도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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