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전격 압수수색… 하이닉스의 운명은?

SK 전격 압수수색… 하이닉스의 운명은?

이상배 기자, 반준환, 김훈남
2011.11.08 18:27

SK그룹에 대해 검찰이 전격 압수수색을 단행한 데 대해 SK그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과 관련된 일체의 혐의에 대해 부인하면서도 향후 검찰 수사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이번 압수수색으로 오는 10일 본입찰이 예정된하이닉스(986,000원 ▲53,000 +5.68%)반도체 매각도 다시 안개에 휩싸이게 됐다.

◆SK, 전격 압수수색에 당혹=서울중앙지검은 8일 오전 SK그룹 계열사들이 창업투자사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2800억원을 투자하는 과정에서 투자금 일부가 최 회장 등 총수 일가의 몫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고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그룹 사옥의 SK㈜와 SK가스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의 갑작스러운 압수수색에 놀란 SK그룹 계열사의 일부 직원들은 당황한 표정으로 압수수색이 진행되는 동안 복도 또는 건물 밖에 삼삼오오 모여 상황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출근길에 압수수색에 대한 소식을 전해들고 발길을 서두르는 직원들도 있었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이 계열사들의 자금을 유용한 사실은 없다"면서도 "올초부터 그룹에 여러가지 일이 있었지만 압수수색까지 받을지는 몰랐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않았다.

내년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연말에 이뤄진 검찰의 이번 압수수색으로 SK그룹의 각종 경영활동에 부담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SK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은 현재 해외 자원개발 확대, 윤활기유 해외시장 진출, 정유사업 강화 등을 추진 중이다.

◆SKT, 하이닉스 인수 여부 고심=무엇보다 오는 10일 하이닉스 인수 본입찰을 앞둔 SK텔레콤에 미칠 영향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당초 하이닉스 인수 본입찰에 참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준비 중이던 SK텔레콤은 압수수색 이후 신중한 태도로 돌아섰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하이닉스 인수 본입찰에 참여할지 여부를 놓고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검찰의 압수수색과 하이닉스 인수전 참여 여부를 연결짓지는 말아달라"면서도 "이제는 본입찰에 예정대로 참여할 것이라고 확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SK텔레콤은 예정대로 하이닉스 인수 본입찰에 참여한다는 방침 아래 하이닉스에 대한 실사와 가치평가(벨류에이션) 등의 작업을 벌여왔다. 그러나 이날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경영상 불확실성이 한층 가중됨에 따라 더 이상 하이닉스 인수와 같은 수조원대 투자를 감행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 처하게 됐다. 최 회장에게 혐의가 없더라도 실제 검찰 수사 과정에서는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예단할 수 없는 것이 SK그룹의 입장이다.

검찰의 압수수색이 벌어진 직후 하이닉스 인수 본입찰에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경우 불필요한 정치적 오해를 살 수도 있다는 점도 SK텔레콤이 고심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SK그룹 관계자는 "일단 지금은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 "최대한 빨리 수사"=일각에서는 SK텔레콤이 자신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하이닉스 채권단이 매각 일정을 미루면서까지 추가 인수의향자를 찾은데 대해 불만을 가졌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당초 SK텔레콤은 지난 7월 STX와 동시에 하이닉스 인수 예비입찰에 참여한 뒤 7주간의 예비실사를 실시했으나 지난 9월 STX가 하이닉스 인수 포기를 선언하면서 하이닉스 인수전의 열쇠는 SK텔레콤에게 돌아갔다.

그러나 당초 지난달 진행될 예정이었던 본입찰은 새로운 인수후보를 찾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는 채권단의 주장에 따라 수차례 미뤄진 끝에 결국 오는 10일로 연기됐다.

한편 검찰은 이날 SK그룹 서린동 사옥 외에도 SK텔레콤, SKC&C 사옥과 그룹 내·외부 관계자 자택 등 총 10여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동시에 진행했다. 그러나 최 회장과 동생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의 자택은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날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SK그룹의 회계장부와 금융거래 기록 등 자금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들을 확보하고 이를 분석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검찰 관계자는 "최대한 빨리 수사를 진행할 것"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관련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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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배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장입니다. △2002년 서울대 경제학부 졸업 △2011년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MBA) 졸업 △2002년 머니투데이 입사 △청와대, 국회, 검찰 및 법원, 기재부, 산자부, 공정위, 대기업, 거래소 및 증권사, IT 업계 등 출입 △2019∼2020년 뉴욕특파원 △2021∼2022년 경제부장 △2023년∼ 정치부장 △저서: '리더의 자격'(북투데이), '앞으로 5년, 결정적 미래'(비즈니스북스·공저) 등

반준환 기자

2022 코넥스협회 감사패 수상

김훈남 기자

안녕하세요. 정치부 김훈남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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