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토요타 86, "펀-투-드라이브란 이런 것"

[시승기]토요타 86, "펀-투-드라이브란 이런 것"

안정준 기자
2012.06.18 08:05

토요타 30년만에 후륜경량스포츠카 출시…민첩한 코너링 일품

'86'은 토요타가 30여년 만에 다시 출시한 경량 후륜 스포츠카다. 캠리와 코롤라 등 잘 팔리는 패밀리 세단 만들기에 열중한 토요타가 '달리기 위한 차' 생산을 다시 시작한 것. '86'이라는 모델명도 토요타가 1983~1987년 생산한 경량 후륜스포츠카 'AE86'(트레노 스프린터)에서 따왔다. 86의 주행성능도 토요타의 새로운 각오만큼 남다를까? 이 차를 15일 영암 F1경주장(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에서 직접 타 봤다.

우선 디자인이 눈에 띈다. 쐐기 모양의 헤드램프에서부터 중앙부에 굴곡이 잡힌 루프(차체 지붕)을 거쳐 우람한 리어 휀더까지 떨어지는 차체 실루엣은 유려하면서도 역동적이다. F1 서킷 위에 놓고 봐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스포티한 디자인이다.

디자인에는 기능성도 가미됐다. 특히 리어 램프 측면에 돌출된 부분은 주행 시 공기 소용돌이를 만들어 내 차체를 공기 압력으로 좌우에서 눌러준다. '에어로 스테빌라이징 핀'으로 명명된 이 디자인은 F1 차량 제작에서 축적된 기술로 고속 주행시 안정성을 높여준다.

실내 디자인은 스포츠카답게 운전자의 주행 효율성을 높여주는 쪽에 초점이 맞춰졌다. 대시보드는 정확한 좌우 대칭형태로 구성됐다. 운전석에서 차량 자세 변화를 즉각적으로 읽어내기 쉽도록 한 디자인이다. 대시보드 상단면을 무광 처리한 것도 시야를 방해하는 광택을 억제하기 위한 배려다. 지름이 365mm에 불과한 스티어링휠은 두 손안에 딱 들어올 만큼 안정적인 그립감을 주며 버킷 시트의 착좌감도 운전자에게 '스포츠카를 탔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시동을 걸고 가속페달을 깊숙히 밟으면 우선 낮고 빠른 배기음이 귀를 자극한다. 엔진 분당 회전수(RPM) 게이지는 6000을 넘어간다. 이 차의 최대 RPM은 7400이며 최고출력은 RPM 7000대에서 터져나온다. 요즘 보기 힘든 고회전 엔진을 장착한 스포츠카인 셈이다. 빠르고 날카롭게 울부짖는 엔진음이 일품이다. 운전자의 심장을 자극하는 감성품질에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시속 180km까지 달려도 차체는 흔들림 없이 노면에 붙어 나간다. 시속 130km대로 슬라럼 코스를 돌파하고 헤어핀 코스에 진입해 시속 60km로 급 감속을 할 때도 주행 안전성은 고스란히 유지된다. 대신 코너를 돌아나갈 때 느껴지는 날카롭고 아슬아슬한 감각은 배가된다. '경량 후륜 스포츠카'라는 수식에 딱 알맞은 주행감각이다. 이 차의 공차중량은 1280kg(자동변속기 기준)이며 앞 뒤 무게배분은 53:47이다. 같은 배기량의 엔진이 올라간 쏘나타보다 100kg 이상 가볍고 후륜구동 차량답게 전후 무게 배분이 비슷하니 코너에서 민첩할 수밖에 없다.

다만 엔진 출력과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시간) 등 스포츠카로서의 '수치'는 운전 재미만큼 높지 않다. 최고출력 200마력을 내는 가솔린 4기통 수평대향 자연흡기 엔진이 탑재된 86의 제로백은 8.4초(자동변속기 기준)이며 안전 최고속도는 시속 221km다.

타다 테츠야 86 수석 엔지니어는 "모든 자동차 브랜드가 스포츠카를 제작할 때 마력을 올리고 제로백을 단축하려는 노력을 하지만 우리는 86 개발 단계에서 이런 부분들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며 "대신 운전자가 핸들을 돌리고 가속페달을 밟을 때 얼마나 민첩한 응답성을 느낄 지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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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준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안정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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