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저비용 항공사 전성시대라고?

[기자수첩]저비용 항공사 전성시대라고?

김태은 기자
2012.07.23 07:49

"국내 저비용 항공사 중 조만간 쓰러지는 곳이 나올 수 있다." 김재건 진에어 사장이 지난 17일 취항 4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저비용 항공시장에 대한 우려 섞인 경고를 했다. 한일 노선의 경우 이미 포화상태를 맞은데다 에어아시아, 피치항공 등 해외 대형 항공사까지 진출하면서 저비용 항공시장이 한계점에 다다랐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자본금과 현금흐름이 부실한 일부 저비용 항공사를 직접 지목하며 퇴출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김 사장의 발언대로라면 국내 저가 항공시장은 출혈경쟁을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 쓰러지는 업체가 나타나는 '치킨 게임'의 종말이 머지 않은 셈이다.

지난 2005년 저비용 항공사가 처음 도입됐을 때 과연 승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지 의구심이 일었지만 2012년 현재 저비용 항공사는 국내 항공 시장에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진에어, 제주항공,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등 저비용 항공 5개사는 매년 높은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저비용 항공사 전성시대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하지만 일부 항공사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인기 해외노선에 10만원대 항공권을 내놓는 등 출혈경쟁으로 매출은 늘었지만 내실은 다지지 못했다. 티웨이항공의 경우 경영악화 때문에 M&A 시장 매물로 나왔지만 새 주인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항공사의 경영 부실은 단순히 회사 문을 닫고, 주인이 바뀌는 문제가 아니다. 승객의 안전과 직결된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일부 항공사의 경우 비행경험 250시간을 갓 채운 조종사를 채용해 운항에 투입하고 있다고 한다. 조종 기술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지만 숙련도가 떨어지는 조종사가 운항에 투입될 경우 대형참사 등 사고 비율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일부 항공사의 안전사고나 퇴출은 승객 불신, 이미지 추락 등으로 이어져 저비용 항공시장 전체를 위축시킬 수도 있다. 이것이 경영상태가 건실한 다른 항공사들이 매출 급증세에도 마냥 웃지만은 못하는 이유다. 그동안 양적인 성장에만 골몰해온 저비용 항공사들이 질적인 성장을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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