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성 '벤처육성 투자에 나선다'…1000억 '실탄' 확보

단독 삼성 '벤처육성 투자에 나선다'…1000억 '실탄' 확보

서명훈 기자, 정지은, 오상헌
2012.09.24 06:00

삼성벤처투자, 1000억 투자조합 결성키로… 하나은행 첫 참여

삼성이 하나은행과 손잡고 1000억원 규모의 투자조합을 결성, 국내 벤처투자에 나선다. 삼성이 주도하는 투자조합에 국내 은행이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탄(자금)’이 확보된 만큼 최근 해외 반도체 전문기업 등에 투자했던 속도에 가속도를 붙여 국내 벤처기업에 적극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부분 금융회사들이 자금운용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삼성의 문의 두드리는 금융회사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입장에서는 벤처투자 및 M&A(인수합병)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면서 핵심기술을 가진 중소벤처를 육성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삼성벤처투자, 외부 출자 받아 펀드 추진

23일 삼성과 금융계에 따르면 삼성벤처투자는 1000억원 규모의 투자조합 ‘SVIC25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는 삼성화재 200억원 등 삼성 계열사가 650억원을, 삼성 협력사에서 300억원, 하나은행이 50억원을 각각 출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삼성화재를 비롯해 삼성 계열사와 협력업체, 하나은행이 참여하는 1000억원 규모의 투자조합을 설립할 예정”이라며 “시중은행이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번 주 내에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삼성벤처투자는 주로삼성전자(201,000원 ▼5,000 -2.43%)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화재, 삼성생명 등 주요 계열사의 출자를 받아 투자조합을 설립해 왔다.

삼성벤처투자는 이르면 10월 중으로 ‘SVIC25호’를 정식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앞서 삼성화재는 지난 14일 ‘SVIC25호’에 200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어디에 투자할 것인지는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투자조합에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영하는 은행이 참여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며 “그만큼 안전성과 수익성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의미여서 신뢰도가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의 벤처투자로 볼 때 삼성이 1대 주주로 올라서기보다는 2대 주주 정도의 지위를 갖고 해당 벤처를 육성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벤처투자의 경우 많게는 한 업체에 100억원 정도를 투자하지만 대부분은 50억원 전후의 소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추가 실탄 확보한 삼성, 수십개 벤처 육성 나설 듯

삼성이 추가 확보한 1000억원을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최근 원천 기술을 갖고 있는 해외 업체들에게 대거 투자한 점을 감안하면 국내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와 M&A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삼성벤처투자의 투자 관행으로 볼 때 한 기업에 이를 모두 쏟아붓기보다는 수십개 기업에 수십억원씩 나눠 투자될 공산이 크다.

실제로 삼성벤처투자는 최근 미국 반도체 및 태양전지용 특수소재 회사인 볼텍스에 4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또 미국 시스템 반도체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카본 디자인 시스템즈에도 같은 금액을 투자했다.

삼성벤처투자의 최대 고객이라고 할 수 있는 삼성전자 역시 소규모 기술투자는 삼성벤처투자에 맡기되 대규모 자금이 들어가는 M&A에는 직접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7월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M램 개발업체인 미국 그란디스사 인수를 신호탄으로 5개의 M&A를 성사시켰다. 이후 미국 심장질환 진단 솔루션 업체 넥서스와 미국 클라우드 콘텐츠 서비스 업체 엠스팟, 스웨덴의 무선랜 칩셋 개발업체 나노라디오를 인수했다.

특히 지난 8월에는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인 CSR사 모바일 부문을 3억1000만달러(약 3467억원)에 분할 인수했다. 외환위기 이후 삼성전자가 진행한 인수합병(M&A) 중 가장 큰 규모일 정도로 갈수록 보폭도 넓어지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애플과의 특허전쟁이 전방위로 진행되면서 원천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삼성이 국내 경쟁력 있는 벤처기업 육성을 통해 산업 상태계 강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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