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中 대형-고가 TV 선점기지, 삼성전자 톈진공장

[르포]中 대형-고가 TV 선점기지, 삼성전자 톈진공장

톈진(중국)=이창명 기자
2013.03.20 09:26

[글로벌 생산기지 2.0]<2-1>55인치 제품 40% 이상 성장…마작 애플리케이션 탑재 스마트 TV 출시

[편집자주] 환율 등 무역장벽을 넘거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대기업들의 해외투자와 생산이 늘고 있다. 해외생산을 통해 올리는 매출도 증가하는 추세다. 휴대폰 세계 1위, TV 등 백색가전 세계 1위, 자동차 세계 5위 등 해외시장에서의 지배력도 강화됐다. 기술사용료와 배당, 엔지니어들의 노하우 축적, 글로벌 수준의 경영능력 확보 등 직간접 소득도 적지 않다. 머니투데이는 세계경제의 저성장국면에 해외에서 국부를 창출하는 기업들의 현지 생산기지를 찾아가 보기로 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중국 텐진 삼성전자 서청공장에서 삼성전자 현지 직원이 중국특화 제품인 붉은색 모니터 스탠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지난 13일(현지시간) 중국 텐진 삼성전자 서청공장에서 삼성전자 현지 직원이 중국특화 제품인 붉은색 모니터 스탠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지난 13일 중국 톈진(天津)의 삼성전자 시칭(西靑)공장. 내부에 들어서자 모니터에 붉은색 스탠드를 부착하는 직원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이 제품은 삼성전자가 이틀 전 광저우에서 열린 중국삼성포럼에서 현지특화 모델로 내놓은 것. 직접 방문한 공장에서도 이 제품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오며 중국 전역에 있는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TV와 모니터를 만드는삼성전자(186,400원 ▲8,000 +4.48%)톈진법인(TSEC)은 요즘 디자인과 콘텐츠의 현지화에 가장 신경 쓰고 있다. 이미 제품 품질엔 자신감이 붙었다. 서해규 삼성전자 연구개발(R&D) 담당 상무는 "한국에서 만드는 제품과 이곳에서 만드는 제품의 질적 차이는 전혀 없다"며 "지금은 현지화에 맞는 디자인과 콘텐츠 제공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中 특화 디자인과 콘텐츠로 승부

삼성전자가 중국 소비자들만을 위한 디자인과 콘텐츠에 신경 쓸 정도로 요즘 중국인들의 TV 소비트렌드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올해부턴 마작을 즐겨하는 중국인들을 위해 마작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한 스마트 TV도 내놓을 계획이다.

삼성중국포럼에서 "디지털 가전을 통해 앞으로 중국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해 나가겠다"는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의 포부가 공장에서도 그대로 전해진다.

특히 TV와 모니터 부문에서 수년간 세계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는 삼성전자에게 중국 톈진 사업장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이곳에서 생산한 제품이 모두 중국 내수시장을 타깃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 주재원들도 중국인들의 소비성향이 바뀌어 가는 게 실감난다고 입을 모은다. 아직 32인치와 40인치 TV가 주력이지만 실제 매출을 살펴보면 점점 대형 TV 수요가 늘고 있고 매출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 46인치 이상 고부가가치 제품들은 중국 현지에서도 20~30% 이상 비싸 수량은 적어도 매출 기여도는 훨씬 더 높다.

서 상무는 "불과 2~3년 전만 해도 30인치대가 가장 많았는데 지금은 40인치가 더 많이 나간다"며 "55인치 제품은 지난해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하는 등 중국 시장에서 큰 수요변화 조짐이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대형화 흐름은 삼성전자에겐 큰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디스플레이 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LCD(액정표시장치) TV 153만여대, PDP(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 TV 43만여대를 팔았다. 평판TV 총 판매량은 196만대로 점유율이 3.8%였다. 대형화로 갈수록 4%를 밑도는 점유율을 더욱 높일 수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가 중국 시장을 겨냥해 만든 스마트TV용 마작 애플리케이션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중국 시장을 겨냥해 만든 스마트TV용 마작 애플리케이션 ⓒ사진제공=삼성전자

◇대형화로 갈수록 품질검사는 더욱 엄격

TV는 화면이 커질수록 제작이 훨씬 어렵다. 사업장에서도 제품 검사에 더 많은 힘을 쏟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칭공장은 생산량에 적지 않은 의미를 뒀다. 그래서 작업장 입구 벽면엔 '2011년 7월 모니터 생산량 하루 5008대 달성'을 기념하는 플래카드가 크게 걸려 있다.

하지만 공장 내부를 안내해준 삼성전자 관계자는 "당시만 해도 생산량이 의미가 있어 플래카드까지 내걸었지만 지금은 품질이 훨씬 중요해졌다"며 "품질이 뒷받침 되지 않는 생산량은 전혀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품질에 집중한 결과 올해 초엔 톈진시 빈하이신구(濱海新區)에서 수여하는 품질상인 '빈하이신구정부품질상'을 받았다.

공정과정이 대부분 자동화로 이뤄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제품검사에서는 사람에 의존하는 검사방식을 벗어나 시스템검사 방식을 통한 불량률 제로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밖에 스탠드나 기판을 부착하거나 품질테스트를 위해 연결하는 작업, 일부 포장 공정 정도만 직원들이 수작업을 한다.

검사 작업을 하는 직원들은 공정 중간에 거치는 화면검사 결과에 따라 처리만 해주면 된다. 직접 지켜본 검사기기 모니터 화면에는 전부 'good' 이라는 메시지가 떠 있었다. 이 같은 검사 작업이 끝나면 포장이 이뤄져 중국 전역에 배송된다.

자동화 시스템 덕분에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다. 입사 8개월이 됐다는 짱루이화씨(20)는 "톈진에서 차로 8시간 떨어진 곳에서 고향친구들과 함께 왔다"며 "삼성전자에 입사한 친구들 모두 자부심이 높고 근무환경에도 만족스러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톈진시에선 우수인재 유치 위한 배려

베이징 상하이 충칭과 함께 중국의 4대 직할시 가운데 하나인 톈진은 베이징과 1시간 거리에 있는 대도시. 이름도 베이징을 뜻하는 하늘(天)로 가는 나루터(津)다.

자체 인구만 1300만명을 넘어서는 데다 베이징 접근성이 좋아 토요타와 에어버스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이곳에 몰려 있다. 특히 전자전기 업종에만 총 6개사 10개 공장이 들어서 있는 첨단산업 단지다. 그래서 톈진시에선 중국의 우수한 인력이 취업할 수 있도록 특별히 학생들의 거주지 이동을 허락하는 등 기업들을 위해 배려해주고 있다.

삼성전자는 한중수교 한해가 지난 1993년 4월, 비디오플레이어 등을 만드는 TSEC 탕구(塘沽) 사업장을 시작으로 1994년 브라운관 TV 사업장인 TTSEC, 1996년 모니터 사업장인 TSED 법인을 톈진에 설립했다.

이후 2010년 12월 이 세 사업장을 하나의 법인으로 통합하면서 현재는 직원이 4000여명 수준이다. 중국 내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삼성전자의 중대형 디스플레이 관련 제품들은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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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명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이창명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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