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쌍용차 국정조사 추진 속셈은?

[우리가 보는 세상]쌍용차 국정조사 추진 속셈은?

강기택 기자
2013.06.27 06:08

“청문회, 국정감사 모두 하자고 해서 다 했습니다. 이제 국정조사를 요구하는데 그 다음에는 또 무엇을 하자고 할 건가요?"

연초 쌍용차에 대한 국정조사를 위해 일부 정치권과 노동계의 움직임이 활발할 때 이유일 쌍용차 사장이 절규하듯 반문한 말이다.

일부 정치권과 노동계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쌍용차에 대한 국정조사를 집요하게 시도하고 있다. 지난 20일에도 쌍용차 범국민대책위원회 등은 김한길 민주당 대표를 비공개로 만나 국정조사를 요구했고, 김 대표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쌍용차의 국정조사를 추진하는 이들의 대외적 명분은 정리해고자의 복직이다. 하지만 무급휴직자 455명을 받아들인 쌍용차가 당장 정리해고자까지 복귀시킬 수 있는 여력은 없다. 올해 판매목표인 14만9300대를 달성한다고 해도 적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쌍용차의 흑자전환을 앞당기고 정리해고자를 되받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판매를 늘리는 것이다. 그러나 국정조사와 같은 정치 이슈화는 쌍용차에 대한 흠집 내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오히려 판매에 부정적인 요인이 된다. 정리해고자들의 고용도 그만큼 늦어진다.

따라서 국정조사를 주장하는 것은 쌍용차를 이용해 '투쟁 스펙'을 쌓고 정치적 이익을 취하려는 것이라는 의심을 사기 딱 알맞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투쟁의 대상도 잘못 선택했다. 그들이 제기하고 있는 ‘기획부도설’의 당사자는 전 대주주인 상하이자동차와 상하이자동차가 임명한 옛 경영진이다. 법정관리인으로서 수습에 나섰던 이 사장이나 쌍용차를 인수한 마힌드라그룹에게 그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그런데도 쌍용차의 정치이슈화를 주도해 온 심상정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외교적 관리 실패’를 지적하며 상하이차에 면죄부를 주는 듯한 발언까지 했다. 심의원은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정부가 기술유출에 대해 강경한 자세로 선회하고 산업은행이 약정대출을 이행하지 않으면서 외교 분쟁이 격화됐다"고 했다.

“상하이자동차가 노조문제, 검찰 수사, 한국정부의 비협조, 금융기관의 무관심 등 비경제적 요인이 철수배경이라고 했다”며 한국정부와 검찰, 금융기관을 겨냥했다.

그러나 기술유출 시비를 야기한 상하이차에 대한 정부의 이의제기나 검찰수사 등은 자국기업의 기술을 보호해야 하는 정부의 의무다. 그렇게 하지 않는 정부가 이상한 것이다.

산업은행이 대출에 앞서 상하이차의 지원을 먼저 요청한 것도 지극히 상식적인 수순이다. 주인이 나 몰라라 하는 회사에 돈을 빌려주는 은행은 세상에 없다.

문제는 기술유출에 대해 중국정부가 보인 적반하장의 태도이며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철수를 위한 그럴 듯한 이유를 대면서 ‘튀어버린’ 상하이차의 경영실패에 있다.

쌍용차에 대한 국정조사를 하려면 상하이차를 불러서 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서 이명박 정부, 마힌드라, 이 사장 등에게 돌을 던진다고 무슨 효과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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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택 기자

비즈니스 저널리즘의 최고 경지, 머니투데이의 일원임을 자랑스레 여깁니다. 독창적이고, 통찰력 넘치는 기사로 독자들과 마주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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