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유치=전쟁, 공장 잘 돌아야 구멍가게 잘돼"

"기업유치=전쟁, 공장 잘 돌아야 구멍가게 잘돼"

대담=홍찬선 부국장 겸 산업1부장, 정리=양영권, 사진=이동훈 기자
2013.07.01 08:10

[머투초대석] 김관용 경북지사 "기업유치→인구증가→음식점 매출 증가→미분양아파트 소진 선순환"

사진 = 이동훈 기자
사진 = 이동훈 기자

"공장이 잘 돌아가야 구멍가게 장사도 잘 됩니다. 결국 제조업 활성화가 정답입니다. 제조업이 살아야 경제가 산다는 말입니다."

김관용 경북지사의 경제관을 확고했다. 김 지사는 "경제 살리기를 피부로 느끼기 위해서는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고, 일자리를 만들려면 기업을 유치해야 한다"며 "기업 유치는 지역 경제를 선순환시키는 열쇠"라고 말했다. 지난 19일 경북지사 재선 3주년을 기념에 서울 을지로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사무실에서 머니투데이와 가진 인터뷰에서다.

이같은 '신조'에 걸맞게 김 지사는 2006년 7월, 경북지사에 처음 취임한 이래 7년여 동안 투자 유치 27조9290억원을 달성했다. 이를 통해 일자리 30만4058 개를 만들어냈다.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2005년 2329만원에서 2011년 3070만원으로 31.9% 증가했다.

과거 철강(포항), 전자(구미) 중심이었던 경북의 산업은 액정표시장치(LCD), 자동차부품, 전자의료기기, 항공부품, 신소재 등 다양하게 확대됐다. 김 지사는 "생존이 걸린 문제로 인식하고 투자유치에 '올인'한 결과"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박근혜 대통령이 말하는 '창조경제'도 결국은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새로운 경제 전략으로 요약될 수 있다"며 "지방은 국정 철학이 구체화하는 현장인만큼 경북이 가진 자원을 총동원해 기업하기 좋은 경북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1995년 지방자치제도 도입과 함께 구미시장에 당선돼 3선을 역임한 것까지 합치면 18년째 지자체 행정을 책임지고 있다. '지방행정의 달인'이라 할 만 하다. 현재 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도 맡고 있다.

김 지사는 "좀 더 지방이 발전되기 위해서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앙과 지방이 상생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방 기업에 대한 제도적인 지원이 뿌리를 내리는 게 필요하다. 이를테면 지방에 있는 중소기업이 가업을 승계할 수 있도록 상속세를 감면해 줘야 한다. 그래야 지방에서 대를 잇는 기업도 나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지방 행정을 18년간 책임지고 있다. 아무래도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생각도 남다를 듯한데...

▶ 우리는 1인당 소득 2만달러 시대에 살고 있다. 절대적 빈곤은 탈출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갖는 경제심리는 그렇지 못하다. 따라서 경제살리기의 최우선은 국민들이 '피부에 느끼는 것'에 목표를 둬야 한다. 그러려면 구체적으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공장이 잘 돌아가야 구멍가게도 잘 된다. 기업을 유치하면 고용이 창출되고 인구가 증가해 지역 경제도 활성화된다. 정부의 일자리는 '공공근로' 처럼 일시적이다. 결국 제조업이 답이다. 제조업이 살아야 경제가 사는 것이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경북지사에 취임한 이래 28조원에 달하는 기업 투자 유치를 달성했다. 여기서 생겨난 일자리가 30만4058 개다.

사진 = 이동훈 기자
사진 = 이동훈 기자

-경북이 갖고 있는 산업발전 로드맵은?

▶ 우선 정보기술(IT)과 기계, 철강 등 기존에 들어와 있는 산업의 체질을 개선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그래서 권역별로 특화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전자부품은 구미와 칠곡 김천 △금속 소재는 포항과 고령 경주 △자동차부품은 경주와 경산 영천 등에 집중 육성시키고 있다.

여기에 미래 신산업의 기반을 구축하는 데도 노력을 기울인다. 남부 대도시권에는 IT 융복합 단지를 조성하고 2차전지, 항공부품 등의 단지를 조성 중이다. 북부권은 바이오와 백신 단지를, 동해안권에는 에너지, 수중로봇 등의 산업을 발전시키고 있다.

경북의 제조업은 현장에서 점진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 전자기기와 철강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LCD, 자동차 부품의 비중이 높아졌고, 모바일융합, 신소재, 전자의료기기, 항공부품이 미래 경북의 강력한 성장 엔진이 될 것이다.

- 기업을 유치하는 데 어떤 노하우가 있나.

▶ 기업 유치는 전쟁이다. 매 순간이 어렵다. 하지만 '신뢰'와 꾸준한 '네트워크'가 투자로 이어질 때는 보람을 느낀다. 특히 외국 글로벌 기업은 국내 기업보다 공을 많이 들인다. 문화가 다른 외국 기업에 대해 평소 정성을 쏟고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 우리 도에 초청할 때 다도 등 한국 문화를 체험하게 하고 해외 출장을 갔을 때 방문한 기업에 대해서는 직접 연하장을 발송하면서 관계를 이어 나간다.

또 내가 국세청 출신이다 보니 원가 계산도 직접 한다. 그래서 그 결론을 기업들에게 제시한다. 전기요금, 물 값까지 상세하게 계산해서 기업들에게 보여준다. 기업들은 생산 원가를 계산해서 이익이 남는다고 얘기하면 설득이 된다.

-기업 유치로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났나.

▶ 우선 고용 창출로 인구가 증가하고 지역 경제가 활성화됐다. 경주 건천읍은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었다. 하지만 양성자가속기, KTX 경주역사, 산업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을 확충하자 기업의 투자 여건이 개선됐고, 건천 2산업단지에 기업인구가 급증했다. 그래서 2009년 1만900 명이던 인구는 2011년 1만1511 명으로 한 해만에 5.6% 증가했다.

특히 젊은 인구가 늘어나 유명 브랜드의 제과점이 들어서고, 음식점 매출이 늘어났다. 미분양 아파트도 사라졌다. 경북 전체적으로는 인구가 2008년 271만이었지만, 2012년 274만으로 3만 명 늘었다. 증가분의 절반 가까이가 투자 유치로 유입된 인구다.

- 제조업 유치에 경북의 장점을 말한다면.

▶ 낙동강 연안의 풍부한 용수와 단단한 지반을 들 수 있다. 결국 포항의 포스코나 구미의 전자 기업도 물 때문에 들어온 것이다. 또 전자공업은 정밀도가 높아야 하는데 지반이 단단하지 못하면 불량률이 높아진다. 경북은 원전을 지어도 될 만큼 지반이 단단해 정밀성을 요구하는 산업에 특히 유리하다.

- 제조업 발전에 치중하다 보면 농업 등 다른 분야에는 관심을 덜 쏟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 제조업도 그렇지만 농업 발전 없이는 선진국이 되는 게 불가능하다. 가장 심각한 것이 농촌 고령화다. 따라서 젊은이들 붙들어야 하는데, 농업도 산업특례처럼 병역특례를 줘야 한다. 교육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 경북대에 농고를 나온 뒤 농사를 몇 년 지으면 무시험으로 입학할 수 있는 전형이 있다.

또 6년 전 내가 '농민 사관학교'를 만들었는데, 8개 대학에서 교수들이 자원봉사로 농한기를 이용해 농민들에게 교육 제공하는 과정이다. 졸업생이 4000명이 넘는다. 앞으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중국 들어오면 지금의 농업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 중국의 부유층을 겨냥하는 농업으로 바꿔야 하는 것이다. 농민사관학교에서는 그런 것도 교육을 한다.

- 지자체의 관점에서 박근혜정부가 추진하는 ‘창조경제’를 말한다면.

▶ 지방은 국정 철학이 구체화되는 현장이다. 창조경제는 경제 부흥으로 국민 행복과 문화 융성을 이루려는 것이다. 결국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새로운 경제전략인 것이다. 지방에서 현장을 지키면서 이런 국정과제를 실천하는 데 앞장설 것이다.

- 중앙정부에도 바라는 것이 있을텐데.

▶ 중앙정부도 지방을 국정 파트너로 대우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방자치가 시작된지 20여년이 가까워졌기 때문에 이제 성년기에 접어들었다 할 수 있다. 수도권은 비대화하고 지방은 영양실조 걸린다면, 나중에 그 갈등을 어떻게 조정하겠나.

특히 소득세율의 국세 비중을 낮추고 지방소비세 ·소득세율을 조정해 지방 재정 자립도를 높일 수 있게 해야 한다.

또 지방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있어야 한다. 지방 중소기업이 가업을 승계할 수 있도록 지방에서 기업 생활을 몇 년 하면 상속세를 대폭 감면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우리나라 상속세가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도 안되는데, 지방 상속세의 비중은 더 적다. 전체 세수에도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양영권 논설위원

머니투데이 논설위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