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親朴', 이 남자가 18년째 '乙'로 사는 사연

'원조親朴', 이 남자가 18년째 '乙'로 사는 사연

양영권 기자
2013.07.01 08:35

[머투초대석]'미스터 새마을' 김관용 경북지사, "나는 교사 CEO"

사진=이동훈 기자
사진=이동훈 기자

'입지전적' '원조 친박(親朴)' '미스터 새마을' 'CEO형 도지사'...

김관용 경북지사를 가리키는 수식어다. 경북 구미의 빈농에서 태어난 그는 대구사범학교를 나와 초등학교 교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0여년 동안 낮에는 선생님, 밤에는 야간 대학생으로 살다가 1971년 제10회 행정고시에 합격한다. 이후 부산지방병무청 총무과장, 용산세무서장, 청와대 민정비서실 민원행정관을 등을 역임했다. 1995년 경북 구미시장에 당선돼 지자체장으로서 '인생 3막'을 살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인연도 빼놓을 수 없다. 박 전 대통령과 대구사범 동문이고, 박 전 대통령이 설립한 영남대를 나왔다. 현재는 영남대 총동창회장을 맡고 있다. 저개발 국가에 새마을운동을 전파하는 데 앞장서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미스터 새마을'로 불릴 정도다. 자연스럽게 박근혜 대통령과 관계 또한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박근혜정부 제1기 사회보장위원회 민간위원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구미시장 당선 이후 18년 동안 '을(乙)'의 인생을 살았다. 특히 지방 경제를 위해 기업 투자를 유치할 때 한껏 낮아진다.

구미시장 시절의 얘기다. 투자 유치를 위해 일본 오사카에 있는 한 업체의 본사를 직접 찾아갔다. 하지만 그 업체 사장은 예정됐던 약속을 취소하고 "다른 일정이 생겼다"며 만나주지 않았다. 임원도, 과장도 자리에 없다고 해서 그 업체의 직원 몇 명 앞에서 직접 브리핑을 했다. 국세청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철저히 손익 분석을 한 내용이었다. 그런 일이 있고 한 달 뒤 그 일본기업 사장으로부터 "한 번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그리고 그 기업은 구미에 새로운 투자를 했다.

미국 보잉사의 항공 전자장비 유지보수(MRO) 센터를 유치할 때는 3년 동안 끈기 있게 노력했다. 그는 유치에 앞서 경북 영천에 항공기술 혁신센터(ASTIC)를 설립하고, 공군 항공사업단장을 지낸 이진학 예비역 소장을 특별보좌관으로 위촉했다. 이 소장은 현역 시절 보잉사와 수차례 항공기 도입 협상을 해 보잉사 고위 관계자들과 친분이 깊었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5월 미국을 방문했을 때, 보잉은 1억달러 규모의 투자신고서에 서명했다. 오는 10월 열리는 기공식에는 짐 맥너니 보잉 회장이 방한해 직접 참석할 예정이다. 보잉이 해외에 MRO 센터를 설립하는 것은 영국에 이어 2번째다. 영천 MRO 센터는 일본과 필리핀, 싱가포르, 인도, 한국 대만 등 아시아 전체 국가의 허브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아시아 국가의 보잉 항공기 수리를 위해 한국을 찾게 되는 것이다.

지난 4월 준공한 도레이첨단소재의 구미 탄소섬유 공장도 그의 작품. 마에다 가쓰노스케 도레이 명예회장과 젊은 시절부터 친분이 있던 김 지사는 그를 설득했다. 도레이 측은 처음에 시장 규모가 큰 중국을 염두에 뒀다. 이에 김 지사는 한일의원연맹 회장이었던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등에게 지원을 요청하고, 외국인으로서는 최초로 금탑산업훈장을 마에다 회장에게 수여하게 하는 등의 노력을 다한 끝에 투자 약속을 받았다.

김 지사에게 자신을 설명하라고 하면 스스로 "교사 최고경영자(CEO)"라고 말한다. 사범학교를 나와 초등학교 교사를 지낸 그는 '역사의식'을 중요하게 여긴다. 오는 8월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이스탄불 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3'을 추진하기 시작한 것도 '역사의식' 때문이다. 신라의 1000년 문화와 로마제국의 문화의 교류를 조명해 국격(國格)을 높이자는 것이다. 동시에 그의 CEO다운 감각도 드러난다. 김 지사는 "역사에 대해 새로운 접근 방식을 시도해, 그것이 브랜드와 문화 상품이 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노력은 우수한 평가로 이어진다. 지난해 경북도는 정부로부터 86개 분야에서 최우수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받은 '인센티브'가 100 억원이 넘는다. 경북도는 인센티브로 도립병원 버스를 도입, 농촌을 순회하면서 의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김 지사는 "도의 행정도 항상 수요자 입장에서 접근하고 있다"며 "아마 젊은 날 밑바닥을 경험해 보고 항상 '답은 현장에 있다'라는 신조로 살아왔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북 구미(70) △대구사범학교 △영남대 학사(경제학) 및 석사(행정학) △금오공대 명예박사(공학) △구미초등학교 교사 △제10회 행정고시 합격 △구미·용산 세무서장 △대통령 민정비서실 행정관 △민선 제1·2·3기 구미시장 △민선 제4·5기 경북지사 △제 6대 시도지사협의회장 △제1기 사회보장위원회 민간위원 △국민훈장 모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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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권 논설위원

머니투데이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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