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냉장고 용량 소송, 합의 과정 어땠나?

삼성-LG 냉장고 용량 소송, 합의 과정 어땠나?

정지은 기자
2013.08.22 23:02

조정 조건없이 '합의'… 쉽지 않았던 1년간의 공방

삼성전자가 지난해 유튜브에 올려 LG전자측이 문제를 삼은 '냉장고 용량의 불편한 진실'이라는 제목의 동영상 광고 화면 캡처
삼성전자가 지난해 유튜브에 올려 LG전자측이 문제를 삼은 '냉장고 용량의 불편한 진실'이라는 제목의 동영상 광고 화면 캡처

대용량 냉장고 동영상을 둘러싼삼성전자(184,900원 ▲6,500 +3.64%)LG전자(109,400원 ▲600 +0.55%)의 법적 분쟁이 1년 만에 막을 내렸다.

22일 법조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아무런 조정 조건 없이 냉장고 용량 관련 모든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했다. 불필요한 소모전에 시간과 돈을 낭비하지 말자는 의견이 일치했기 때문이다.

◇냉장고 물 붓기 실험으로 시작된 신경전

양사의 냉장고 공방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8월 LG전자의 910리터 냉장고보다 자사의 900리터 냉장고에 물과 통조림, 캔커피 등이 많이 들어간다는 실험 동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LG전자가 지난해 9월 서울중앙지법에 삼성전자를 상대로 광고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법원에서 이를 일부 인용해 삼성전자는 해당 동영상 2편을 자진 삭제한 바 있다.

이후 LG전자는 삼성전자의 동영상으로 손해를 입었다며 서울남부지법에 100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해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도 500억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반소를 내 지난 4월부터 재판이 진행됐다. 소송 취하는 본격적인 재판을 진행한지 5개월 만에 이뤄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재판부가 관여하지 않은 상황에서 양사가 서로 합의를 하고 소송취하를 알렸다"고 밝혔다. 양사가 얽혀있던 손해배상 소송과 가처분 신청 모두 자발적 의지라는 설명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이번 소송 취하에 대해 양사가 서로 잘 합의한 결과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양사 관계자는 "싸움을 중단하고 제품 품질과 서비스 향상에 주력하기로 합의해 서로 소송을 취하했다"고 입을 모았다.

◇조정 조건 엇갈려 대립

소송 취하 과정은 쉽지 않았다. 불과 2개월 전인 지난 6월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손해배상 청구 2차 변론 때만 해도 양사의 소송취하 가능성은 불투명했다. 양사 변호인단이 제시한 소송 취하 조건에 이견이 심했기 때문이다.

양사가 재판부의 조정 권고에 따라 구체적 조건을 내민 것은 지난 4월. 당시 LG전자 는 해당 동영상 광고에 대응하면서 발생한 비용 전액을 삼성전자가 변제해 줄 것을 요구했다. 삼성전자의 조정 조건은 LG전자가 동영상 광고를 비난하며 내놓은 웹툰과 동영상 등 4건을 인터넷상에서 내려달라는 내용이었다.

이번 소송 취하에 양사가 주고받은 조정조건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LG전자가 조정 조건으로 제시한 대응 발생비용 전액 변제에 대해선 없었던 일로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조계 관계자는 "금전적인 부분에 있어서 양사가 주고받은 일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LG전자는 현재 동영상 광고 관련 웹툰과 동영상 등을 인터넷상에서 모두 삭제한 상태다. 서로 소송을 끝내기로 한 만큼 도의적 차원에서 비방 내용이 들어간 콘텐츠는 모두 지운 것으로 보인다.

◇냉장고 용량 비교 검증 부담 느꼈나

업계에선 냉장고 용량 검증에 대한 부담감이 소송 취하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시각도 있다. 재판부는 양사 실제 냉장고 용량이 관련 소송에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며 비교 검증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양사는 당초 지난 달 변론에서 실제 냉장고 용량 검증 실험과 소송 쟁점 발표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발표 준비를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변론이 3차례 연기돼 내달 초 진행을 앞두고 있다가 소송 취하를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냉장고 용량을 비교 검증하는 자체가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에겐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용량 검증을 했다고 하더라도 양사 모두에게 시간이나 비용 측면에서 득보다는 실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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