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로선 실익 없고, 공정거래법 개정과 대규모 자금까지 필요
삼성생명(200,000원 ▲2,300 +1.16%)이삼성물산,삼성중공업(28,000원 ▲150 +0.54%),삼성전기(309,500원 ▼4,000 -1.28%)등이 보유한삼성카드(60,900원 ▲300 +0.5%)지분을 인수하면서 '중간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과연 가능할까.
현재로서는 불가능하고, 당분간 실현가능성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무엇보다 법 개정이 필요한 데 반대가 만만치 않아서다.
◇'중간금융지주회사' 왜 거론= 금융 산업의 부실이 제조업(비금융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융과 산업자본을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적잖다.
하지만 한국 기업의 성장사에서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이 혼재해 있어 이를 완전히 분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그 중간단계로 시민단체가 제안한 게 중간금융지주회사다.
중간금융지주회사는 일반지주회사가 금융자회사(중간금융지주회사)를 보유할 수 없도록 한 공정거래법(제8조의 2제2항제2호)의 규제를 완화해 금산분리를 수월토록 하자는 취지였지만 현재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10년 계열 금융회사가 7개 이상이고 그 자산총액의 합이 25조원 이상인 경우에 한해 중간금융지주회사를 두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했는데 당시 해당하는 그룹은 삼성과 한화 그룹 2곳이었다.
삼성 지배구조는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 계열사'의 연결고리가 핵심이다. 공정거래법이 개정되면 삼성에버랜드가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가칭)삼성생명지주회사를 중심으로 삼성의 금융계열사를 묶는 '중간금융지주회사'를 만들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문제는 이 방안이 삼성에도 실익이 있느냐다. 삼성에버랜드가 삼성생명을 지주회사로서 지배하는 것만으로는 별 실익이 없고, 현재로선 굳이 할 필요도 없다. 삼성에버랜드가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삼성생명이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해 '중간지주회사'가 설립될 경우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의 지분처리가 문제다.
◇삼성생명 보유 삼성전자 지분이 관건=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제20조: 비금융회사 지배의 특례)에는 비은행지주회사(보험지주회사나 금융투자지주회사 등)는 비금융 회사를 자회사로 지배할 수 있게 돼 있다. 당장 삼성생명이 중간금융지주회사가 되면 삼성전자를 지배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비은행 지주회사(삼성생명지주)는 공정거래법(제8조의 2제2항제2호)에 따라 상장회사 20%, 비상장 회사 40%의 지분을 취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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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이 중간지주회사로서 삼성전자를 지배하려면 현재의 삼성전자 지분 7.21%에 추가로 12.79%를 사들여 20%를 맞춰 자회사로 두든지, 아니면 2년 이내에 삼성전자 지분 7.21%를 팔아야 한다.
현재 삼성전자 시가총액(약 205조원)을 감안할 때 삼성생명이 삼성전자를 자회사로 묶어두려면 약 26조 2000억원(12.79%의 가치)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규모의 자금이 있을 지도 의문이지만 삼성생명 주주들이 이를 용인할 지도 의문이다.
◇삼성의 선택은=삼성은 지배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규제의 틀에 묶이지 않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지만, 중간지주회사는 그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삼성생명의 삼성카드 지분 매입은 정리 가능한 순환출자의 고리를 정리하는 차원이라는 게 공식 입장이다. 이는 현재로선 최선의 선택으로 보인다. 삼성이 공정거래법으로 인해 중간금융지주회사로 갈 수 없을 뿐더러 굳이 가더라도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지분 양수도를 지배구조차원에서 보면 그림이 보이지 않을 것"이라며 "단순히 고양이를 호랑이로 그리려고 하니 다른 그림이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