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채용 혁신' 왜?… 어떻게 바뀌나?

삼성 '채용 혁신' 왜?… 어떻게 바뀌나?

서명훈 기자
2014.01.15 13:32

20년만에 서류전형 부활, 수시채용 확대하고 전문성·역량 중심 선발

지난해 4월 삼성 직무적성검사(SSAT)가 치러진 서울 강남의 한 고등학교에 수험생들이 들어서고 있다.
지난해 4월 삼성 직무적성검사(SSAT)가 치러진 서울 강남의 한 고등학교에 수험생들이 들어서고 있다.

삼성이 채용방식을 전면 개편하기로 한 것은 기존 방식으로는 창의적 인재를 선발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요령만을 가르치는 전문 학원이나 학습서 등 사교육 시장이 커지는 등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커지고 있는 것도 주된 이유다.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응시인원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관리가 어렵고 비용 또한 크게 늘어나는 현실적인 문제도 고려됐다.

삼성이 새롭게 도입한 채용방식은 수시채용을 확대하고 스펙보다는 직무에 맞는 전문성과 경험을 위주로 선발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특히 대학 총학장에게 추천권을 부여, 산학협력의 범위를 인재선발로까지 확대하는 동시에 면학분위기 조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20년 만에 서류전형 부활=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서류전형이 20년 만에 부활되는 점이다. 삼성은 지난 1995년 열린채용을 도입하면서 서류 전형을 없앴다.

하지만 스펙을 보고 필기나 면접시험 응시자격을 주는 기존 서류전형과는 다르다. 영어점수와 출신학교를 보는 것이 아니라 세부 학업내역과 전문역량을 쌓기 위한 준비과정과 성과, 가치관을 평가할 수 있는 에세이 등이 중심이다. 서류를 통해 사전 면접을 보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영업마케팅 지원자의 경우 출신대학과 학과보다는 마케팅 관련 수업 이수여부, 관련 동아리 활동, 각종 공모제 지원 및 수상 경력 등을 중심으로 서류 전형이 진행된다. 지원업무와 큰 관계가 없는 영어점수나 자격증 등을 가지고 있더라도 가산점이 부여되지 않는다.

서류전형이 부활되면서 SSAT 시험 인원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 20만명이 SSAT에 응시하고 있지만 이 가운데 일부는 별 준비없이 시험을 본다는 게 삼성의 판단이다. 정말 입사 의지가 있고 준비된 인재들에게만 시험기회를 주겠다는 의미다.

◇ SSAT 전면 개편, 사교육 시장 없앤다=열린채용의 핵심이었던 SSAT도 크게 손질된다. 단순히 기출 문제를 많이 풀어보거나 정답을 암기한다고 고득점을 받을 수 없도록 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오랜 기간 꾸준한 독서와 다양한 경험을 통해 개발되는 논리적 사고력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쪽으로 방향이 바뀌게 된다.

이렇게 되면 학원에서 족집게 과외를 받거나 서적을 통해 기출문제를 많이 풀어보더라도 SSAT에서 고득점을 받을 수 없게 된다.

현재 서점에는 SSAT 준비 관련 서적만 50여 종이 판매되고 있고 사설 학원까지 성업 중이다. 서적 가격만 2만원 수준이고 학원 강의료 역시 5만~25만원에 달하는 실정이다.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는데다 누구나 균등하게 기회를 제공하려는 열린채용 정신과는 어긋나는 셈이다.

상식영역도 단답형 보다는 인문학적인 지식을 평가하는 형태로 바뀐다. 특히 역사와 관련된 문항을 확대해 올바른 역사관을 지닌 인재가 우대받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SSAT 응시자도 줄어들 전망이다. 지금은 한 학교에서 500명 정도가 SSAT 시험을 치른다고 가정하더라도 10만명을 소화하려면 전국에 200개의 고사장을 마련해야 한다. 고사장 관리와 SSAT 시험지 인쇄, 배송 등 현실적인 애로사항도 상당 부문 해소될 전망이다.

◇ 채용문화 혁신 확산될 듯=지금까지 삼성은 우리 기업들의 채용방식을 선도해 왔다. 지난 1957년 처음으로 공개채용을 도입했고 1995년에는 서류전형을 없애는 대신 직무적성검사를 도입했다. 그 이후 주요 대기업들도 공채를 실시했고 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해 여러 그룹들이 직무적성검사를 주요 선발기준으로 삼고 있다.

특히 삼성의 채용방식 변화는 오디션 형태의 채용 방식 도입 등 기업들의 채용방식 변화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번에 도입된 대학총학장 추천제도 역시 효과가 좋을 경우 이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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