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이노베이션 잼', 삼성전자 3~5% 지분 투자…포스코 인수 대신 제휴 활발할 듯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지난 19일 '중장기 신 경영전략'을 발표하면서 던진 화두인 '연계와 협력'(Connect & Collaborate)이 철강업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권 회장은 이날 "내실있는 성장을 위한포스코(313,000원 ▲9,500 +3.13%)의 강력 키워드가 '연계와 협력'"이라면서 "요즘 많이 쓰이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인수·합병 중심 사업방식서 탈피= 권 회장이 '연계와 협력'을 언급한 것은 포스코가 종전 '소유와 경쟁(Own & Compete)'에 기반한 인수·합병(M&A) 중심 사업방식에서 탈피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경영권 확보를 위한 투자, 현장 위주 투자를 지양하겠다는 것.
대신 포스코는 국내외 업체들과 다양한 전략적 제휴를 맺어 협력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M&A는 줄이되 국내·해외업체와 전략적 제휴로 신기술 개발과 재무건전성제고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철강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는 포스코가 국내외 업체에 5% 가량의 적은 지분만 투자하거나 전략적 제휴를 맺는 일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연계와 협력'을 신경영전략의 전면에 배치한 포스코 가치경영실은 "특별히 글로벌 기업 사례를 벤치마크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계와 협력'이나 '오픈이노베이션'은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기치로 내세우고 있다.
애초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업들이 연구·개발·상업화 과정에서 대학, 다른 기업, 외부인 등 외부 지식을 활용한다는 뜻이다. 포스코는 이를 광의로 해석해 국내외 업체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해외 생산기지 인근에 강판 가공센터(Steel Processing Center)와 기술서비스센터(TSC)를 확장하는 등 상생적 고객 관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로 사용했다.

◇이노베이션잼, 파트너십 병행 M&A…=글로벌 기업의 '오픈 이노베이션' 대표 사례는 IBM의 '이노베이션 잼'(Innovation Jam)이다. IBM은 글로벌 온라인 커뮤니티 시스템인 '이노베이션 잼'을 통해 15만명의 창조적인 생각을 반영한다. 직원과 가족, 협력사는 물론 관련 학계 전문가까지 참여해 의견을 제시, 토론하고 검증한다. 사내외 아이디어를 하나로 묶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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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은 '이노베이션 잼'에서 지능형 건강관리 지불시스템, 3D(3차원) 인터넷, 지점 없는 은행, 통합 대중교통 정보시스템을 비롯한 신사업 10개를 창출했는데 이중 5개 아이디어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신규 매출 10억달러(약 11조원)를 올렸다.
글로벌 생활가전 제조업체 GE는 '상상 거래소'(Imagination Market)라는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직원들은 홈페이지에 올라온 아이디어 중 사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는 것에 가상의 돈을 투자할 수 있다. 투자자가 많고 투자액이 클수록 해당 아이디어의 주가가 올라간다. 주식시장이 4주 단위로 지속되며 마지막 5일간 가장 높은 평균주가를 기록한 아이디어를 제안한 사람과 투자자는 인센티브를 받는다. 실제 사업화로 이어진 아이디어도 많다.
구글은 M&A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병행하는 형태의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취해 왔다. 스마트폰 업체 모토로라, 실내 온도조절장치 개발업체인 네스트, 인공지능개발업체인 딥마인드테크놀로지, 인터넷 광고업체인 더블클릭,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업체 유튜브 등 다양한 인수합병을 단행해왔지만, 해당 기업의 문화와 가치, 직원들은 그대로 보존해왔다.
구글 관계자는 "구글은 과거 유튜브를 인수하면서 유튜브 사무실을 그대로 뒀다"며 "직원에 변동이 없었고 유튜브라는 브랜드도 그대로 유지하고, 오히려 구글비디오는 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피인수 기업의 정체성을 그대로 보존해주는 것이 구글의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해외업체에 지분 3~5%만 투자=삼성전자(240,000원 ▲500 +0.21%)의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은 해외업체에 일부 지분을 투자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의 지분 3%(5억300만 유로)를 갖고 있다.
삼성전자는 ASML에 오는 2017년까지 2억7600만 유로를 연구·개발비로 투자해 차세대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리소그래피(노광)를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삼성은 지난해 일본의 펜 솔루션 업체 와콤의 지분 5%를 사들여 스마트폰의 펜 기술을 구현하는데 도움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거래유무를 떠나 기술이 있는 기업이면 일단 지원하고 삼성전자와 협력하는 기회까지 제공하는 '혁신기술기업 협의회(혁기회)'도 운영하고 있다.
주요 협력 분야는 스마트폰, 스마트 TV 등 IT·융복합 기술 분야다. 중소기업인 에이투텍이 스마트TV용 웹엔진을, 에프엑스기어가 삼성전자와 함께 모바일용 그래픽 엔진을 개발 중이다. 초슬림 LED(발광다이오드) TV용 BLU(백라이트유닛)을 개발한 루멘스도 혁기회를 통해 성장한 중소기업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금까지 혁기회에 56개사가 참여해 70건의 신기술을 공동 개발해 약 1조 2600억원의 신규 매출을 창출했는데 이 가운데 17개사가 삼성전자의 협력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