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연은 어떤 동의도 합의도 한 적 없다” “합의를 해 놓고 독자적인 수치를 발표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
지난 9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 ‘저탄소차협력금제도 도입 방안을 위한 공청회’.
공청회를 공동 주최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저탄소차협력금제를 유보하자’는 중재안에 대해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유감을 표시하자 중재안을 지지한 산업연구원이 되받아 반박했다.
3개 연구기관이 각각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등 정부의 대리전을 벌이는 모양새였고 토론에 참석한 패널들 역시 양쪽 ‘진영’으로 갈라져 각 부처 또는 업계 입장을 옹호했다.
그러나 정작 정부의 어떤 관계자들도 이 공청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찬반 논리에 대해 사전에 잘 알고 있다고 해도 정부가 있어야 할 자리에 정부가 없었다.
더욱 큰 문제는 가장 중요한 이해당사자인 소비자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저탄소차협력금제도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따져 배기량이 많은 차를 사는 소비자들에게 부담금을 받아서 배기량이 적은 차를 사는 소비자들에게 보너스를 주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차를 살 때 개별소비세, 교육세, 부가가치세를 내고 등록할 때 취득세, 보유하는 동안은 자동차세와 교육세를 납부한다.
차를 몰고 다니면서 유류개별소비세(교통, 에너지·환경세 포함), 교육세, 주행세, 유류부가세 등을 또 낸다. ‘차=세금 덩어리’인 셈이다.
이런 마당에 소비자들로부터 준조세인 ‘부담금’을 걷는다면서 소비자들의 의견은 구하지 않았다. 수 십만원을 할인 받기 위해 발품을 파는 소비자들에게 200만원, 400만원을 거두는 일이 그리 간단한 일인가?
한 환경단체 소속원은 공청회 질의응답 시간에 “에쿠스 타는 사람들한테 몇 백만원 더 내라고 하는 게 무슨 대수냐”고 했지만 고급차 소비자들만 부담금을 내는 게 아니다.
장애인 가족을 태우기 위해 카니발을 사는 소비자들도, 자기가 생산한 코란도C를 사는 쌍용차 노동자들도 부담금을 내야 한다. 그리고 그 돈은 토요타나 푸조, BMW의 일부 차종을 타는 사람들에게 돌아간다. 그런데 왜 소비자들에게 동의나 합의를 구하려 들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