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현대차 노조의 파업 결의를 지켜보며

[기자수첩]현대차 노조의 파업 결의를 지켜보며

홍정표 기자
2014.08.19 06:30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또 터지게 되었습니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통상 임금 확대를 요구하며 파업 결의에 나선 것을 지켜보는 현대차 협력사나 공장 인근 지역 상인들의 하소연이다.

지난 15일 현대차 노조는 전체 조합원 4만7262명을 대상으로 파업 시행 여부를 물은 결과, 69.68%(3만2931명)가 찬성해 파업을 결의했다.

파업 찬반투표 가결이 반드시 파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현대차 노조가 1987년 이후 27년간 2009~2011년 등 4년을 제외하곤 파업을 벌인 전례를 볼 때 올해 24번째도 파업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 노조의 산하 지부인 기아자동차와 현대모비스 노조 등도 파업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돼 파업 파장은 더욱 확산될 조짐이다. 이를 지켜보는 현대차의 부품회사 직원, 지역상인, 소비자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현대차는 일개 자동차 회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노조는 회사가 잘 돼 직원과 이익을 나누자는 것이 잘못된 것이냐 반문하겠지만, 파업은 그들만의 문제로 귀결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자동차 부품 회사들은 현대기아차 노조가 파업하면, 일평균 손실액이 9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파업이 끝나면 현대기아차 노조원들은 원하는 것과 위로금도 받을 수 있지만, 부품 업체 직원들은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할 상황에 처할 수 있다.

파업이 장기화되면 일자리도 위협받게 될지도 모른다. 1차 협력사만 330여개 2·3차 협력사까지 합치면 4000여개다. 소속된 직원만도 수십만명에 이른다.

현대기아차 공장이 위치한 지역 경제도 암울하다. 현대기아차는 울산과 아산을 비롯해 소하리·화성·광주·전주 등 국내 6개의 공장을 운영하는데, 파업은 식당 등 지역경제에 고스란히 영향을 주게 된다. 현대기아차의 손실은 집계라도 되지만, 이들의 손해는 산출도 불가능하다.

소비자들의 피해도 심각하다. 차량 구매를 계약하고, 인도가 늦어 발을 동동 구르는 이들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이들의 피해는 관심도 받지 못한다. 영업점에서 "인도가 늦어질 것 같으니, 계속 기다리거나 다른 회사 차를 구입하라"고 하면 그만이다.

현대기아차 노조는 한국 최대 노조다. 현대차가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만큼 현대차 노동자들이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힘도 크다.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파수꾼의 자부심으로 이에 걸 맞는 행동에 나서기를 바라는 게 힘없는 '새우'들의 바람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