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 초고가 베팅'에 밀린 삼성전자 '무리수보단 실리'

'10조 초고가 베팅'에 밀린 삼성전자 '무리수보단 실리'

장시복 기자
2014.09.18 11:02

그룹 필요에 비해 무리한 베팅은 피해…장기적으로 안정적 성장기반 마련할 수도

삼성전자 서초사옥(왼쪽)과 현대차그룹 양재사옥 /사진=머니투데이DB, 현대차그룹
삼성전자 서초사옥(왼쪽)과 현대차그룹 양재사옥 /사진=머니투데이DB, 현대차그룹

국내 1위 기업삼성전자(219,000원 ▲4,500 +2.1%)가 18일 결국 한국전력 삼성동 부지 입찰에서 재계 맞수현대차(546,000원 ▲19,000 +3.61%)그룹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날 입찰 탈락과 관련 "아무것도 언급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1등주의'를 외쳐온 삼성으로선 세기의 대결로 불려온 이번 입찰 전에서 밀린 데 대해 다소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는 반응도 나온다.

하지만삼성전자(219,000원 ▲4,500 +2.1%)안팎에서는 '패배가 아닌 패배'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더 주류를 이룬다. 특히 현대차가 시장의 예상(4조~5조원대)을 훨씬 뛰어넘는 10조원대의 막대한 입찰가를 베팅하면서다.

회사의 필요성에 비해 무리수를 둬 추후 '승자의 저주'에 빠지기 보다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통해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성장 토대를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이번 한전 부지 입찰전은 '최고가 경쟁 입찰 방식'을 적용했다. 그만큼 여러 조건을 배제한 채 단순히 '베팅액'을 많이 써내면 써낼 수록 이기는 경쟁 논리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은 한전 부지에 '올인'하며 공격적으로 입찰 참여를 추진해왔다.

현재 양재동 본사 사옥이 포화 상태여서 새 둥지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삼성동 통합사옥은 그룹의 숙원사업"이라고 강조할 정도였다.

이번 부지의 감정평가액은 3조3346억원으로 단일 자산으로는 단군 이래 최대 규모로 불렸다.

통상 부동산시장에서 실거래가격이 감정평가액을 웃도는 점을 감안할 때 양대 그룹은 최소 4조원 대에서 승부를 겨뤘을 것이란 전망이 높았다. 하지만 현대차는 감정액보다 3배를 넘는 입찰가를 써냈다.

통합사옥이 절박한 현대차는 삼성전자를 의식해 과감한 베팅으로 승기를 잡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서초사옥 등이 있어 당장 부동산이 급하지 않은 삼성전자로서는 최대한 보수적인 가격을 써냈을 것이란 게 재계 분석이다.

삼성그룹은 전날 삼성전자가 단독으로 입찰에 접수하기 전까지 입찰 참여 여부조차 일절 함구하는 등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입찰 당일인 전날까지도 그룹과 전자의 최고위 수뇌부들은 "잘 모른다"며 일제히 말을 아낄 정도였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그동안 한전 부지를 하나의 투자처로 검토하긴 했지만 신중하게 무리한 베팅은 피하고 실리를 찾자는 스탠스를 취해 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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