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홀저 슈펠 다임러그룹 부사장 "삼성 LG SK 등 배터리·IT 업체와 폭넓은 협력 필요"

"차의 디자인과 판매망, 서비스망에 대한 투자. 그것이 중국 시장에서 유일하게 벤츠만 판매가 증가한 비결입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의 지난달 신차 판매 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 줄어든 166만4500대에 머물렀다. 중국은 경기 둔화와 정부의 부패 척결 정책으로 자동차 판매 감소세가 5개월째 이어졌다. GM과 포드는 지난달 판매가 각각 4.8%, 3.0% 감소하고 BMW와 아우디도 각각 1.4%, 4.1% 판매량이 줄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16.6%, 44.7% 급감했다.
하지만 메르세데스-벤츠는 중국 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3.1% 급증한 3만2763대를 판매했다. 중국 시장에서 글로벌 브랜드 가운데 '독주'를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홀저 슈펠 다임러그룹 글로벌 서비스 파트(GSP) 부사장은 지난 11일 경기 용인시의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트리이닝 센터에서 기자와 만나 벤츠의 중국시장 선전 비결을 밝혔다.
슈펠 부사장은 "중국 시장에서 중요한 점은 차의 모델이 젊어졌다는 점"이라며 "그렇게 해서 젊은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게 된 게 자동차 판매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아울러 "벤츠는 판매와 AS(사후관리)에 굉장히 많은 투자를 했는데, 중요한 성장 열쇠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중국 시장에서 벤츠는 판매와 AS(사후관리)가 별도로 운영되던 시절이 있었다"며 "이것을 지난해 1월 하나로 묶어 서비스를 하기 시작하면서 시너지가 발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슈펠 부사장은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AS 부품가격과 공임을 인하한 것이 최근 자동차 판매 증가에 분명히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은 원래 한국보다 부품 가격이 높은 상태였고, 국가마다 서비스 가격에 대한 민감도가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도 똑같은 효과가 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슈펠 부사장은 삼성과 LG, SK 등 한국의 정보기술(IT), 배터리 업체와 향후 협력의 기회가 많아질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디젤차든, 가솔린차든 친환경 차로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가 강한데, 하이브리드차가 친환경 요구를 만족시킬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하이브리드차든 전기차든 배터리가 가장 중요한데 특정해서 얘기할 수는 없지만 배터리 업체들과 폭넓은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자동차의 기계적인 기술은 우리가 충분히 발전시킬 수 있지만, 자동차에서 날로 중요해지는 전자 장치나 데이터 관리를 위해서는 삼성이나 애플과 같은 회사와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벤츠는 특히 데이터 보완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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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펠 부사장은 오는 1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국제모터쇼(IAA)에서 선보이는 신형 E클래스에 대해 "S클래스보다 한 단계 무인 자동차 쪽으로 진보한 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가 고성능 브랜드 'N'을 선보이는 것과 관련해서는 "차만 좋게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판매와 AS를 어떻게 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AS와 세일즈 네트워크를 잘 갖춘 다음에 판매에 나서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슈펠 부사장은 1981년 다임러그룹에 입사해 34년간 연구개발(R&D), 마케팅, 영업, 상용차 부문 등에서 일해 왔으며 지금은 다임러 계열사들의 서비스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이번에는 벤츠가 독일과 프랑스에 이어 전세계 3번째로 한국에 트레이닝 센터를 구축한 것을 기념해 방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