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투자자들의 '충고'…LG전자의 '인사'

[기자수첩]투자자들의 '충고'…LG전자의 '인사'

이미영 기자
2015.11.23 18:30

“질문 없으신가요?”

“...”

“투자자들께서 더 질문을 해 주시길 바랍니다”

"..."

지난 2분기, 3분기 LG전자의 기업설명회(IR)에서 일어난 일이다. 휴대폰 사업을 어떻게 일으켜 세울지, 새로운 성장엔진인 자동차부품 사업은 어떻게 될지 질문이 쏟아져야 했다. 그러나 정작 투자자들은 ‘냉담’했다.

행사가 끝나고 투자자들에게 '질의응답 시간이 원래 이렇게 조용하냐'고 물었다. 한 애널리스트는 “상당히 추상적으로 답변을 이어갔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물어 볼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내수경기 침체, 글로벌 경기 둔화 등 외부 환경이 어려워 실적이 안 좋다는 얘기를 하는데 LG전자가 제대로 현실 인식을 하고 있는지부터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상황 파악이 안 돼 있고 미래 신성장동력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이 없으니 더 이상 묻지 않았던 것이다.

3분기 영업이익의 80%가 가전사업부에서 나온 데서 보듯 아직 신사업인 자동차부품이 단기간 내에 주 수익원이 되기는 역부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적어도 자동차 부품 분야 만큼은 LG전자의 성장 가능성을 믿고 있는 듯하다.

최근 LG전자가 GM(General Motors)과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자동차 부품 사업 쪽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왔고 2분기 실적발표 후 4만원 이하로 내려갔던 주가는 5만6000원대로 뛰었다.

그러나 그것은 일부일 뿐 전부는 아니며 그래서 그 다음 카드가 중요하다. LG전자가 걷고 있는 길이 내리막길이 아니라는 신호를 보낼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며 그 중 하나가 바로 LG전자의 인사다.

인사를 통해 경쟁력이 없는 사업에 분배된 자원을 줄이고 신사업에 무게 중심을 싣는 것과 같은 LG전자의 방향성을 대략적이나마 유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LG전자가 인사에서 어떤 혁신의 사인을 내보일지 중요하다. 그러지 못할 경우 투자자들은 다시 입을 닫을 것이다. “LG전자의 기술은 믿지만 전략은 못믿겠다”는 한 투자자의 말을 깊이 새겨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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