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반에 크게 투자 받은 스타트업도 대부분 시장 진입 문턱에서 고꾸라져요"
스타트 업계 전문가인 한 창업 멘토의 말이다. 그는 "제품 생산이나 연구 개발 등까지 정부가 지원해주지만 시장 진출에 필요한 마케팅이나 유통 지원은 거의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제품이 나올 때 까지 온갖 지원을 받아도 정작 시장 진입을 위한 지원이 부족하다는 말이다.
실제로 부산 소재의 IoT(사물인터넷) 기반 스타트업 대표는 현재 적절한 유통망을 찾지 못해 시장 진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정부 과제 통과, 창업 경진대회에서 수상해 상금과 지원금 등으로 제품 개발을 끝마치고 시장 진입 길목에 서있지만 유통에서 막힌 것이다.
그는 "대기업에서 납품 제의가 여러 번 들어왔지만 다 거절했다"며 "그간의 노력으로 키운 기술력과 아이템이 대기업 하청업체의 성질로 변질될 것 같아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적절한 유통망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그는 제품을 통해 소비자를 만나려면 대기업 하청업체로 가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각종 창업 지원 센터에서 진행하는 해외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선정돼 해외 사무실을 마련하고 미국 법인까지 설립한 또 다른 IoT 기반 스타트업도 유통에서 막혀 시장 진입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폭적인 창조경제 지원 아래 스타트업이 우후죽순 늘어났지만 일반인이 알만한 스타트업은 열 손가락에 겨우 꼽을 정도다. 다시 말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기업가치를 높이는 등 실제로 창조경제를 실현한 스타트업은 거의 전무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느끼니 이들이 내세우는 이력은 대부분 창업경진대회 우승이나 투자 유치 금액에서 나온다. 그러나 쏟아지는 창업 지원 아래 투자유치나 지원금은 이제 받는 순서만 다를 뿐 무의미한 블록 쌓기나 마찬가지다. 너도나도 받는 지원금이고 투자니 이력으로 내세울 수도 없다.
이스라엘의 한 성공 창업자는 "한국 창업경진대회는 백 개가 넘는 것 같다"며 "이들은 시장에서 경쟁하지 못하고 모두 창업 경진대회에서 승패를 나눈다"고 꼬집었다.
스타트업이 시장 진출에서 고꾸라지는 이유는 정부가 무분별하게 초기 지원금만 쏟아 붓고 돌아서는 데에 있다. 지원한 스타트업이 걸음마는 잘 떼었는지, 그 걸음이 어디까지 가는지 뒤에서 계속 지켜봐야 하지만 정부의 지원이 여기까지 닿지 않는 것이다. 그 결과 유통이나 마케팅 벽에 막혀 시장 진입 길목에서 우왕좌왕하는 스타트업만 늘어났다.
이스라엘의 경우 초기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은 정부에게 자신이 필요한 분야에 지원을 직접적인 소통을 하며 요구한다. 그 덕에 이스라엘 스타트업은 필요한 양분만을 받아먹으며 빠르게 성장한다. 이러한 맞춤형 지원으로 이스라엘은 진짜 창조경제를 실현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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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도 스타트업이 시장에 진출해서 기업 가치를 상승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창조경제를 실현시키려면 이스라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한 창업 멘토는 "수 십억에 달하는 투자 유치금액을 이력으로 내미는 거는 순 거짓말이다. 진짜 게임은 시장에서 부딪쳐봐야 알고 여기서 살아남아야 진짜 이력이다"고 말했다. 이를 실현시키려면 정부 차원의 창업 지원 구조를 다시 한 번 뜯어봐야 한다.
예전에 비해 지금 스타트업은 '금수저'를 물었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3000만원 초기 투자받으려 이리저리 뛰어다닌 창업자들에 비해 요즘은 제품 생산비부터 사무실까지 무료로 지원해주니 배고픈 적이 없다.
정부는 금수저로 이들의 밥을 떠먹여주기 전에 왜 창조경제를 실현시키지 못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분석해야 한다. 연간 몇 억씩 들여 키운 스타트업이 시장 진입까지 성공적으로 걸음마를 떼야 진짜 창조 경제의 시작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