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급속충전 20분, 부드러운 주행감… 속도 높여도 엔진소음 작아, 기름값 부담 없어

일본차 브랜드 닛산이 국내에서 디젤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캐시카이'의 배기가스 조작사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하지만 닛산은 사실 판매 차량 대다수가 가솔린 모델이며 특히 전기차 분야에서도 강세를 보이는 브랜드다.
전기차 하면 흔히 미국의 테슬라를 떠올리지만 닛산의 '리프'는 세계 최초 양산형 전기차이자 누적 판매량이 22만여대를 넘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100% 전기차다.
대기를 정화하는 '나뭇잎'(leaf)에서 이름을 따온 리프는 일본, 미국에서 2010년 12월 처음 출시됐도 국내에선 4년 뒤인 2014년 12월 제주를 시작으로 출시됐다.
국내 친환경차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는 제주에서 지난달 말 리프를 타고 해안도로를 달려봤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의 이름값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일단 리프는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4445㎜, 1770㎜, 1550㎜로 준중형 세단의 몸집을 갖췄다. 성인 5인이 탑승할 수 있다.
첫 인상은 귀여우면서도 세련 유럽풍 느낌. LED 헤드램프가 툭 튀어 나왔는데 이 때문에 개구리를 닮았다는 평가도 있다. 이는 사실 공기의 저항까지 세심하게 감안한 디자인이라는 후문이다. 트렁크를 열어보니 여행 시 많은 짐을 싣기에도 넉넉했다. 2열 시트를 접어 공간을 더 넓힐 수도 있다.
전기 연료가 가득채워진 채로 시동키를 걸었더니 148km를 달릴 수 있다고 떴다.(공식 1회 충전 주행거리 132㎞) 제주 내 곳곳에 설치된 충전기로 제로에서 80%까지 채우려면 급속 충전으로 20분, 완속 충전기로 4~5시간 소요된다.

가속 페달을 밟으니 부드러운 주행감이 인상적이었다. 초기 가속력도 뛰어났다. 최고출력은 80kW, 최대토크는 25.9kg·m로 제주의 시외도로에서도 시원한 주행성능을 보였다. V6 3.5리터 가솔린 엔진과 비슷한 수준의 순간 가속력을 보인다는 게 닛산 설명이다.

미세한 전기모터 소리만 들릴 뿐 속도를 높여도 조용했다. 거친 엔진소음이 나지 않으니 이색적이었다. 닛산에 따르면 리프의 소음은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와 비슷한 수준인 약 21데시벨이다.
연비(전기차 기준)는 6.5㎞/kWh가 찍혔다. 에코 모드나 'B'(회생 제동 시스템)기어를 사용하면 연비를 더 아낄 수 있다. 크루즈 기능도 갖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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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부담이 없는 것은 큰 장점이다. 다만, 여름의 경우 에어컨을 크게 켜니 실제로는 83㎞ 정도를 주행했을 때 배터리가 부족해졌다는 경고등이 켜졌다.
충전은 생각보다 쉬웠다. 비가 내려 살짝 겁나기도 했지만 쓸데없는 기우였다. 리프가 쓰는 급속충전 방식은 '차데모'(CHAdeMO)인데 2010년 일본차 업계의 기준으로 안전하고 편리해 전세계적으로 널리 쓰인다.

다만 전기차 충전 인프라의 부족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았다. 방전이 우려돼 수시로 주행 가능거리를 체크해야 했다. 이방인이라 더 헤맸을 수도 있지만 그나마 국내 전기차 메카인 제주에서조차도 확충 필요성을 절감했다. 1개 충전소에 급속충전기가 통상 1대에 그치다보니 앞에 대기자가 있다면 오랜 시간을 지체해야 했다.
다른 전기차와 같이 차량 구입 시 정부 보조금을 받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점은 매력적이다. 리프 S는 4590만원, SL은 5180만원이나 제주에선 정부·지자체 보조금(1900만원)을 받아 2690만~328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