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최악의 시나리오라는데 여전히 낙관적

대우조선, 최악의 시나리오라는데 여전히 낙관적

박준식 기자
2017.03.23 11:02

[대우조선 추가 지원]대우조선 올해 수주 55억弗 낙관적 예상…보수적 예상치는 20억弗

대우조선해양 현 사령탑인 정성립 사장은 "조선업 불황을 혹독히 겪어보지 못한 경영자"라는 업계의 촌평을 듣는다. 실제 1981년부터 대우조선(옛 대우중공업)에서 일하기 시작한 그는 2001~2006년 조선업이 이른바 우리나라 수출업계의 '달러 박스'라는 칭찬을 들을 당시 사장을 3년씩 2회나 역임했던 인물이다.

2006년 임기를 몇 달 앞두고 일신상의 이유로 사장직을 남상태 당시 CFO(재무책임자)에 넘겨줬던 정 사장은 2015년 2월 분식회계로 5조원 이상의 부실이 터지자 구원투수격으로 회사에 복귀했다.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나오고 1974년부터 2년간 첫 사회생활을 대우조선 모회사이자 주채권은행이 산업은행에서 일했던 경력이 밑거름이 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문제는 정 사장이 조선업 CEO 출신이고 대우조선을 가장 잘 아는 인물이라지만 현재 시점에서 무너져가는 이 회사를 구할 만한 적임자냐라는데 있다.

산업은행은 이에 대해 "정 사장이 대우조선 경영진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고 수주산업 특성상 오랜 신뢰관계를 가진 선주사들로부터 추가적인 계약을 받아올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이라고 평가한다.

실제로 정 사장은 지난해 말 자신이 오랜 네트워크를 쌓은 그리스 안젤리쿠시스그룹으로부터 '부유식 가스 저장 재기화 설비'(FSRU) 한 척을 2억 달러 규모에 수주했다.

하지만 지난해 대우조선은 호언했던 100억 달러 어치의 수주목표를 하반기에 60억 달러로 조정하더니 실제는 15억 달러 수주에 그쳤다. 100억 달러 안팎을 수주한다는 전제로 4조2000억원의 공적자금 지원을 얻었던 정성립 사장은 실제 목표의 20%에도 못 미치는 결과를 낸 것이다. 그리고 대우조선은 조선업의 수주환경이 절벽이라는 단어를 동원할 정도로 가혹했다는 변명만 늘어놨다.

대우조선이 정부와 함께 3조원 규모의 추가지원을 바라면서 내놓은 올해 수주 목표는 55억 달러에 달하고 내년엔 규모가 75억 달러로 더 크다. 경쟁사인 삼성중공업이 이미 올해 15억 달러의 수주를 달성한 상태로 올해 말까지 목표가 65억 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다소 터무니없는 목표라는 평이다.

세계 1위 조선업그룹인 현대중공업의 올해 목표가 자회사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을 통틀어 100억 달러에 못 미친다.

전문가들은 전망을 지난해와 비슷한 정도로 예상한다. 조선업 발주는 유가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유가가 올라야 선주사들이 물동량 증가를 예상하고 운반선이나 시추 관계 조선업 설비를 주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초 배럴당 60달러대까지 오르던 유가는 다시 고개를 숙여 50달러 아래로 내려앉았다. 미국이 셰일가스 개발을 본격화하고 수출까지 적극적으로 모색하면서 중동의 유가 조정 헤게모니가 힘을 잃었다.

정부는 이번에 대우조선 추가지원안을 발표하며 회사 측의 자료를 배척할 수 있도록 삼정KPMG와 법무법인 태평양에 의뢰해 실제 올해 수주 가능한 목표량을 55억 달러에서 절반 이하로 낮춘 20억 달러로 조정했다.

하지만 연초부터 정부와 사회로부터 혈세낭비라는 지적을 얻은 대우조선이 20억 달러의 수주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회사 측은 "이달 초 노르웨이 존 프레드릭센으로부터 LNG 운반선 2척(추가 옵션 2척)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을 약 1조원에 수주해 이미 절반 가량을 달성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발표 역시 추가 옵션 등을 감안한 수치로 이번 정부 지원안을 이끌기 위해 무리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얻는다.

더불어 내년 경기전망이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인상 방침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삼정KPMG와 태평양의 내년 대우조선해양 수주 예상이 54억 달러로 올해의 2배 이상으로 예측된 것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란 지적을 얻는다.

조선협회 관계자는 "내년엔 2015년의 저조했던 수주량이 3년 후 일감부족으로 반영돼 조선 3사의 도크(배를 건조하는 가두리)가 상당량 비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지난해와 올해 조선 3사가 예년의 절반 이하로 수주를 한 고통이 내년에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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