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97년된 BMW공장…한국 車산업의 '롤모델'

[르포]97년된 BMW공장…한국 車산업의 '롤모델'

뮌헨(독일)=김남이 기자
2019.09.03 16:30

BMW 독일 뮌헨공장, 1922년부터 가동...'자동화'와 '유연성' 무기로 끊임없이 진화

BMW그룹, 독일 뮌헨공장의 모습 /사진제공=BMW 그룹
BMW그룹, 독일 뮌헨공장의 모습 /사진제공=BMW 그룹

독일 BMW 뮌헨공장. BMW에서 가장 오래된 공장이지만 가장 진화했다. BMW의 여느 공장보다 로봇이 작업에 참여하는 비율이 높다. 오래된 시설, 좁은 부지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경쟁력 있는 공장을 만들었다.

뮌헨공장은 10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졌지만 생산 물량을 따오기 위해서는 전 세계 30여 곳의 BMW 공장과 경쟁해야 한다. '유연성'이 경쟁력의 기반이다. 산업 노후화 시기에 다다른 한국 자동차 기업이 배울 점이다.

BMW그룹, 독일 뮌헨공장의 외부 모습 /사진=김남이 기자
BMW그룹, 독일 뮌헨공장의 외부 모습 /사진=김남이 기자

◇현대차 울산공장의 10분의 1크기…BMW에서 가장 높은 자동화=최근 찾아간 BMW의 독일 뮌헨공장은 BMW 본사 바로 옆 도심 속에 있다. 1922년 모터사이클 생산을 위해 지어진 BMW 최초의 공장이다. 차량 생산은 1928년부터 시작됐다.

공장 크기는 50만㎡(15만1250평)으로 작은 편이다. BMW의 미국 스파턴버그, 현대차 울산공장의 10분의 1 수준이다. 작고 오래된 공장이라는 태생적 한계가 뮌헨공장을 가장 빠르게 진화시켰다.

뮌헨공장은 BMW 내에서 로봇을 가장 잘 활용한다. 차량 접착 공정의 경우 뮌헨은 다른 공장의 2~3배인 12대 로봇이 작업한다. 다른 공장에서 2~3단계에 걸쳐서 하는 일을 한 번에 끝낸다. 로봇과 사람의 일이 효율적으로 묶이면서 높은 생산력을 갖췄다.

뮌헨공장은 8000여명의 근로자가 시간당 60대의 차량과 180개의 엔진(1일 차량 1000여대, 엔진 3000여개)을 생산한다. 시간당 40~50대를 생산하는 국내 공장보다 많다. 현대차도 올 단체교섭에서 '고기능 직무' 교육과정을 만들어 변화하는 생산기술에 적응하기로 합의했다.

BMW그룹, 독일 뮌헨공장의 모습 /사진=BMW그룹
BMW그룹, 독일 뮌헨공장의 모습 /사진=BMW그룹

◇차세대 전기차 'i4' 생산 '경쟁'은 필수…유연해야 진화=뮌헨공장이 생산력을 높이는 이유는 신규 물량 확보를 위해서다. BMW는 신차가 나오면 각 공장이 생산을 두고 경쟁한다. 독일에만 7개의 BMW 공장이 있다. 공장은 각자 가진 △효율성 △생산성 △기술력 등을 내세워 경쟁한다.

신차에 대응하기 위한 유연성은 필수다. 프란츠 무리엘 아이히베르거 공장 견학담당은 "공장 간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공장이 효율적으로 진화했다"며 "뮌헨공장은 차세대 전기차 'i4'를 생산을 두고 독일 라이프치히공장과 경쟁해 이겼다"고 말했다.

한국의 사정은 다르다. 일부 자동차 제조사에서는 효율보다 노조의 동의가 우선 되고 있다. 노조의 합의가 없으면 새로운 차를 만들 수도, 생산 물량을 늘릴 수도 없다.

BMW그룹, 독일 뮌헨공장 모습 /사진제공=BMW그룹
BMW그룹, 독일 뮌헨공장 모습 /사진제공=BMW그룹

BMW는 근로자도 작업에 유연하게 대응한다. 뮌헨공장은 9시간씩(휴식시간 포함) 2교대제로 운영된다. 한 작업만 계속하면 생길 수 있는 집중력 저하를 막기 위해 근로자들은 스스로 한 시간마다 작업을 바꾼다. 한 사람당 보통 8개의 작업을 한다.

한 사람이 여러 가지 작업을 할 수 있으니 갑작스러운 결원, 생산구조 변화 등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은 대부분 공장이 경직된 구조를 갖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향후 새로운 배치전환 기준을 만들 예정이다.

아이히베르거 담당은 "작업 전환은 근로자의 선택이지만 대부분이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스스로 작업을 바꾼다"며 "근무 시간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품질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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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이 기자

인간에 관한 어떤 일도 남의 일이 아니다. -테렌티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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