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강업계 실적을 짓눌렀던 철광석 가격이 하락세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 확산으로 인한 중국 수요 위축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일각에서는 이번 바이러스 사태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고공행진을 벌인 철광석 가격을 안정화할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중국 주요항 CFR(운임 포함 인도가) 기준 주간 평균 철광석 가격은 지난 달 마지막 주 톤당 87.61달러를 기록했다. 1월 고점 대비 9.4% 하락한 수준이다. 철광석 주간 가격이 80달러 선으로 내려온 것은 두 달여 만이다.
가격 하락의 배경은 신종코로나 확산이다. 특히 바이러스 발원지이자 감염자가 가장 많은 중국은 세계 철광석 거래의 70%를 차지한다. 신종코로나 탓에 중국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며 가격을 밀어내린 셈이다.
철광석 가격 하락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재 바이러스 확산 속도와 범위 등을 감안하면 가격 하락세가 상반기 까지는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철광석 가격 하락은 일단 업계에 나쁘지 않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32.1%, 67.7%씩 급감했다. 핵심 원인이 업계 핵심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었다. 철광석 가격 탓에 이익이 둔화됐는데 이 같은 부담이 일단 걷힐 수 있다.
2018년까지만 해도 톤당 60달러 수준에서 안정된 흐름을 보였던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초 세계 최대 철광석 생산사 브라질 발리가 자사 소유 브라질 광산 댐 붕괴 탓에 감산을 선언한 것을 기점으로 수직상승했다. 지난해 7월에는 톤당 12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수준에 올랐다. 이후 상승세가 한 풀 꺾였지만, 평균적으로 90달러 이상을 유지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신종코로나 사태가 지난해부터 이어진 가격 강세가 다시 안정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의 성장속도가 예전보다 많이 꺾여 신종코로나 사태가 진정된 후에도 중국 측 철광석 수요 회복 속도가 더딜 수 있기 때문이다. 2003년 사스 발생 시 두자릿수가 넘었던 중국 경제 성장률은 이제 5%대 수성도 버거운 상태다. 철광석 가격이 톤당 80달러 선 아래에서 안정화되면 업계 숨통도 트일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철광석 가격 안정화는 분명 업계에 호재"라며 "하지만, 사태 장기화로 수요 둔화가 중국을 넘어 전세계로 번지면 전 세계 철강제품 가격 둔화도 걱정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