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메신저 등에 직급 표시 없애고 '프로'로 통일…타 계열사 확대 여부 주목

삼성전기(1,201,000원 ▲83,000 +7.42%)가 업무 과정에서 사내 직원들의 직급을 가리는 실험을 한다. 사내 메신저나 이메일 등을 사용할 때 직급과 상관없이 원활한 소통을 강화하려는 취지다. 여기에는 경계현 사장(사진)이 강조해온 '수평적 소통'의 확대 포석도 깔려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이달부터 사내 메신저와 인트라넷, 이메일 등 사내 시스템에서 직원 조회 시 나타나는 직급 표시를 없앴다. 모두 '프로'로 통일했다.
삼성전기 등 삼성 계열사들은 임원을 제외한 전 직원들의 직급을 4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이전까지 대기업에서 흔히 쓰던 '사원(1,2,3)-대리-과장-차장-부장'의 7단계 직급 구조를 2017년 3월부터 경력개발단계(CL·커리어 레벨)로 개편하고, 호칭도 '님(프로)'으로 통일했다.
하지만 이렇게 전통적인 직급 체계를 없앴는데도 사내 소통 시 여전히 직급 서열이 존재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사내 메신저상에서 '어시스턴트(CL1)-프로페셔널(CL2)-시니어 프로페셔널(CL3)-프린시플 프로페셔널(CL4)' 등이 표시돼 서열을 가늠할 수 있었다.
이에 삼성전기는 실질적인 '수평적 소통'을 위해 사내 시스템에서 4단계 직급 표시를 없애고 '프로'로 통일해 쓰기로 했다. 팀장, 그룹장 등 보직장 직책은 별도로 표시한다.
이 조치는 특히 올 1월 삼성전기 대표이사에 오른 경계현 사장이 적극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출신의 경 사장은 평소 소탈한 리더십으로 사내 수평적 소통을 누구보다 중시해왔다. 기업문화 혁신에도 관심이 많은 CEO라는 평이다.
이렇게 직급을 가리고 수평적 소통을 강화하자 직원들은 반기고 있다. 업무 시 불필요한 호칭 고민을 덜 수 있고, 동등한 입장에서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기의 한 직원은 "일면식이 없는 타 부서원들에게 단체 메일을 보낼 때면 서열대로 순서를 조정하고, 같은 직급 내에서도 입사 연차가 빠른 사람을 앞쪽에 위치시켜야 하는 등 보이지 않는 애로사항이 많았다"며 "하지만 직급을 아예 가리니 사내 소통 업무가 더 빨라지고 효율적으로 바뀐 느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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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치는 삼성 전자계열사 중에서 삼성전기가 가장 먼저 도입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직원과의 대화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인사팀이 채택해 직급을 가리기로 했다"며 "조직 전체가 수평적 소통을 계속 강화하겠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가 삼성전자 등 다른 계열사로 확대될 지 여부도 관심사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아직 삼성전기 이외의 계열사들은 이 같은 '직급 가리기' 조치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며 "삼성전기의 이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