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하려면 필수…인사평가에 ESG 반영하는 기업들

승진하려면 필수…인사평가에 ESG 반영하는 기업들

최민경 기자
2021.07.01 17:07

영업이익, 매출액, 당기순이익 등 재무제표의 숫자만 관리하면 성공하는 시대는 끝났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성과가 인사평가에 도입되는 시대가 왔다. 현대자동차그룹, SK그룹, 롯데그룹, KB금융 등 분야를 막론한 대기업들이 경영진과 임직원들의 성과에 ESG 지표를 넣는 추세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부터 경영진의 성과평가를 할 때 지속가능경영 목표에 대한 항목을 5% 이상 필수적으로 포함하고 있다. 지속가능경영 목표는 인권, 안전, 환경, 지배구조, 공급망 등 ESG와 관련된 경영 목표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대내외 ESG 동향을 살피고 주요사업부문에 대한 영향력 및 리스크, 전문가 자문 등을 통해 우선순위가 높은 ESG 항목들을 도출했다. ESG 관련 대응을 얼마나 잘했는지가 승진, 연봉 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현대차·기아와 현대제철 등 그룹 계열사들은 이를 시행 중이다.

뿐만 아니라 현대제철은 올해부터 ESG 담당 임직원의 성과목표에도 ESG평가등급 등 ESG 핵심사항들을 포함해 지속가능경영 목표를 수립·관리한다. 그전까지 직원마다 분산됐던 관련 업무들을 'ESG' 항목으로 묶어서 성과목표를 설정한다는 뜻이다. ESG가 전면에 부각되면서 좀 더 효율적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대제철은 지난해부터 경영진 평가를 할 때 ESG 관련 항목들을 포함하고 있다"며 "기업들 중 선제적으로 ESG 환경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SK·롯데도 경영진 평가에 ESG 반영

포스코그룹도 ESG 중대성 평가를 통해 10대 리스크를 선정해 임원들이 실질적 리스크 관리를 하게 만든다. 지난해부턴 ESG 단기 목표와 중장기 목표를 설정하고 임원 KPI(핵심성과지표)와 연계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SK그룹도 ESG 관련 성과를 임직원 평가에 반영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미 2019년 5월 "KPI에서 사회적 가치 창출 비중을 50%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대표이사에 대한 KPI 평가에서도 사회적 가치 창출이 가장 큰 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자 입장에서 탄소 배출 저감 등 수치 관리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등 계열사들은 탄소 배출을 줄이고 자원 재활용, 사회 공헌 활동을 늘리는 등 ESG 관련 지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은 태생상 탄소를 다량 배출할 수밖에 없는 업종인데 대기오염물질 저감 설비 신설, 친환경 연료 전환 등을 통해 지난해 환경 관련 지표가 개선됐다.

롯데그룹 역시 2015년 12월 ESG를 사장단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공표하고 롯데 지속성장평가지표를 도입했다. 롯데그룹은 이날 하반기 그룹 사장단 회의 VCM(Value Creation Meeting)을 열고 ESG 경영 의지를 다시 강조했다. 롯데그룹은 상장 계열사 이사회 산하에 ESG 위원회를 구성하고, 각 사 CEO 평가에 ESG 관리 성과를 반영하기로 했다.

'경영진 성과에 ESG 반영' 2018년 9.3%→2020년 18.7%…"2년만에 2배"
사진=자본시장연구원 '경영진 보상에 대한 ESG 요소 반영 추세' 보고서
사진=자본시장연구원 '경영진 보상에 대한 ESG 요소 반영 추세' 보고서

이처럼 ESG 평가를 경영진 및 임직원 성과 평가에 반영하는 것은 전 세계적 추세다.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가 미국, 캐나다, 유럽, 중동, 아프리카, 호주, 뉴질랜드 기업 6500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경영진 보상 계획에 ESG 지표를 반영하는 기업의 비중은 2018년 9.3%에서 2020년 말 기준 18.7%로 두 배 늘었다. 지난해 말 글로벌 컨설팅사 윌리스 타워스 왓슨(Willis Towers Watson)의 조사에 따르면 아시아 태평양 조사 대상 기업 중 78%의 기업이 향후 장기 인센티브 계획에 ESG를 반영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할 계획이다.

홍지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경영진 보상에 대한 ESG 요소 반영 추세' 보고서에서 "ESG와 같은 비재무적 지표를 경영자 보상에 반영하는 것은 경영진이 단기성과에만 집중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ESG 경영 활동에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할 유인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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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경제부 최민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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