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 진출해 있는 수입차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국내 전기차 판매 감소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각종 프로모션을 진행해왔다. 최근 2000만원대 중국 전기차까지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한 만큼 침체된 전기차 시장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가 증가하는 가운데 한국 시장만 유독 전기차 판매가 감소했다. 파리 소재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23% 증가한 1710만대를 기록했다. 반면 국내 전기차 보급량은 2022년 16만4486대로 정점을 찍고 2년 연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지난해에는 보급 실적이 14만6737대로 전년(16만2605대)보다 크게 줄었다.
국내 전기차 판매가 부진한 것은 가격 영향이 크다. 전기차는 아직까지 내연기관차 대비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데 보조금은 매년 줄어들면서 소비자들이 구매를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정부는 제조사의 차량 가격 할인 규모에 비례해 추가 보조금을 지원하도록 하는 할인 비례 보조금을 만들어 할인 판매 유도에 나섰다.
한국에서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는 자동차 업체들은 정부 정책에 발맞춰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이날 본격적인 할인 판매를 알린 현대차·기아 외에도 볼보는 주력 전기차인 EX30 보급형 트림의 판매가를 기존보다 190만원 저렴한 4755만원으로 책정했다. 고급형 트림의 경우 333만원 싸진 5183만원이다. 국고·지자체 보조금을 더하면 4000만원대 초중반에 구매할 수 있다. 유럽과 미국보다 저렴하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BMW 코리아, 아우디 코리아 역시 전기차에 대해 내연기관보다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다.
여기에 스텔란티스 코리아는 전날 전기차 '어벤저'와 'e-2008'에 예상 보조금만큼 가격 할인을 제공한다고 했다. 지방자치단체의 전기차 보조금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예상해 차 값을 미리 할인하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전기차는 비싸고 위험하다는 인식이 여전한데 자동차 회사들이 할인 판매를 통해 고객들에게 전기차를 경험시키려 하는 것"이라며 "전기차를 경험하고 나면 이런 인식이 바뀔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당장의 이익보다 판매 규모를 늘리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의 한국 시장 진출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최근 한국에 진출한 BYD는 아토3를 제일 첫 모델로 내세웠는데 아토3는 보조금 수령 기준 2000만원대에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판매되는 그 어떤 전기차보다 싸다. BYD 외에도 지커와 샤오펑 등도 한국 지사나 법인을 설립했고, 전자제품으로 잘 알려진 샤오미와 립모터 등도 국내 전기차 시장 진출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전쟁이 본격화하기 전 자사의 전기차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할인판매 등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중국 자동차 회사들이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 전기차 가격 전쟁은 더 치열해 질 것"이라며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늘어나는 것인 만큼 침체된 한국 전기차 시장이 올해를 기점으로 다시 활기를 띨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