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글로벌 경영 모드로 들어간다. 베트남에서 그룹의 주요 먹거리 사업을 점검하고, 미국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주요 관계자들과 아웃리치에 전념할 예정이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14일부터 SK그룹 일부 계열사 CEO들과 함께 베트남을 방문한다. 최 회장은 2023년 10월 베트남을 찾아 팜 민 찐 베트남 총리와 면담 등의 일정을 소화했었다. 이번 방문에는 김종화 SK에너지 사장, 추형욱 SK이노베이션 E&S 사장 등이 함께 할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이 현지 에너지 사업 점검에 나서면서 협력기회를 모색할 게 유력하다는 평가다.
SK E&S의 경우 베트남 발전 시장 진출에 앞장서고 있다. 베트남 남부 닌투언 지역에서 131MW(메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설비, 서부 티엔장 지역에서 150MW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소를 운영 중이다. 라오스와 국경 부근에서는 756MW 규모의 육상풍력 발전소 구축을, 동남부 떠이닌 지역에서는 7.4MW 규모의 지붕형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베트남의 꽝찌성 인민위원회, T&T그룹과 청정에너지 사업 협력을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현지 석탄 발전소를 LNG(액화천연가스) 발전소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기 위한 MOU였다. 이밖에 LNG 발전소, 청정수소 등도 SK E&S가 베트남에서 검토하고 있는 사업으로 거론된다. 2023년 7월에는 호치민에 재생에너지 사업 대표사무소를 개소하기도 했다.
베트남은 SK그룹의 석유개발에 있어서 중요 거점이다. 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 자원개발 자회사 SK어스온은 베트남 현지 4개 광구(15-1, 15-1/05, 15-2/17, 16-2)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 베트남 15-2/17 탐사광구에서는 하루 최대 1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시험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최소 1억7000만 배럴 이상의 발견잠재자원량이 예상되고 있다.
SK그룹은 베트남 빈그룹과도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SK그룹은 빈그룹의 지분 4.72%를 확보하고 있다. 최근 리밸런싱 차원에서 빈그룹의 지분 약 5분의1을 300여억원에 매각키로 했지만, 응우옌 비엣 꽝 빈그룹 부회장은 "SK는 여전히 중요한 파트너이며, 양측은 미래 성장을 극대화하기 위한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었다. SK그룹은 베트남 마산그룹의 지분도 3.67% 보유하고 있다.
최 회장은 베트남 방문 이후에는 미국 워싱턴 D.C.로 향한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20대 그룹 최고경영자들과 '대미(對美) 통상 아웃리치 사절단'을 꾸린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고위급 면담 등을 통해 현지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한 취지의 방미 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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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9일에는 '토머스 제퍼슨 빌딩'에서 양국 주요인사가 참석하는 '한미 비즈니스의 밤' 갈라디너 행사가 열린다. 20일에는 미국 정부 주요 인사와 면담이 추진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품목에 관세 조치를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 속에서 한국 기업의 입장을 전달하고, 소통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재계는 기대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베트남의 경우 SK그룹의 캐시카우인 에너지 사업에 있어서 동남아 지역 거점 역할을 해왔기에 최 회장이 꾸준히 중시해왔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의 관계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행보 역시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