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분기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기아가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분야에서 판매량 3위를 기록했다. 고부가가치 차에 해당되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관세 등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미국 성적은 나쁘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25% 관세 부과가 지속될 경우 3분기부터는 악영향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발간한 '2025년 3월 미국 전기동력차 판매 동향'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1~3월 미국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8.4% 감소한 2만2817대의 전기차를 팔았다. 현대차·기아는 테슬라(13만5400대)와 GM(3만1887대)에 이어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3위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 역시 많이 팔렸다. 올해 1분기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의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총 6만4742대로 전년 동기 대비 63.7% 늘었다. 미국 시장에서 일본 토요타(28만1699대)와 혼대(9만5612대)에 이어 3번째로 많은 판매량이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차 대비 평균판매단가(ASP)가 높다. 두 차종 모두 미국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면서 1분기는 호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1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43조 2672억원, 영업이익 3조 6298억원이고 기아는 매출액 27조6092억원, 영업이익 3조2230억원이다. 두 회사 모두 전년 대비 매출액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초부터 자동차에 관세가 부과되기 시작됐음에도 2분기까지는 현대차·기아의 미국 판매량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 모두 차량을 미리 옮겨놨을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가격을 인상하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현대차는 조만간 조지아주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만드는 플래그십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이오닉9의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고, 기아도 대형 전기 SUV EV9의 현지생산을 늘릴 계획이다. 하이브리드의 경우에도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해 적용하기 시작한 만큼 판매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모두 미국 시장 내 판매 2위와 큰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순위 상승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자동차 관세가 2분기 이후에도 이어질 경우다. 현대차와 기아는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차 관세를 피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미국 현지 생산량을 늘리려 노력해왔다. 지난해 말 조지아주에 완공한 양사의 신규 자동차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포함, 연간 100만대 생산이 가능하고 현대차그룹은 이를 최대 120만대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 판매량이 171만대였다는 점을 고러하면 판매량의 3분의 1 가량은 관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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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이번 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한국과 미국의 경제·통상 담당 수장 간 '2+2 협의'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무역 균형 추구와 비관세 장벽 해소 노력 등을 함께 담은 범정부 패키지를 제안해 90일 유예된 상호관세와 자동차·철강·알루미늄에 부과된 25% 품목별 관세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번 협상으로 품목별 관세율이 인하될 경우 현대차그룹은 현지 생산을 늘리면서도 관세 여파로 인한 피해도 최소화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3분기 이후 미국 판매 실적은 정부 협상에 달려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