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車, 日·EU보다 관세 2.5% 우위 사라져…"손실 감수 불가피"

한국車, 日·EU보다 관세 2.5% 우위 사라져…"손실 감수 불가피"

강주헌 기자, 임찬영 기자
2025.07.31 13:02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된 31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선적을 기다리는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사진=뉴시스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된 31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선적을 기다리는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 관세가 일본과 EU(유럽연합)와 동일한 15%로 확정되면서 국내 완성차업체는 '무관세 프리미엄'을 상실하게 됐다. 그동안 경쟁국 대비 유리했던 관세 조건이 사라지며 수출 경쟁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 것이다. 최악은 피했지만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관세 협상을 거치면서 한국은 기존 무관세에서 15%로, 일본과 EU는 2.5%에서 15%로 관세율이 같아졌다. 한국은 2016년부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미국으로 자동차를 무관세 수출해왔는데 앞으로는 일본·EU보다 2.5% 관세를 더 내는 구조가 됐다. 국내 완성차업체에는 FTA 무관세 혜택이 상실되면서 경쟁 업체 대비 상대적으로 불이익이 생긴 셈이다.

지난 4월 부과된 25% 관세보다 완화됐지만, 국내 완성차업계의 부담은 여전히 크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관세가 온전히 반영되는 내년 15% 관세 적용 시 현대차·기아의 부담 비용은 5조631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자동차 관세 여파로 올해 2분기 합산 1조60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다만 업계는 단기적으로 관세 비용을 완전히 가격에 전가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북미 시장 판매량을 유지하기 위해선 경쟁업체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해야 하는 까닭에 가격 조정은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부품 공급망 재편 등을 단기간에 해내긴 어려워 결국 늘어난 관세 비용을 일부 흡수할 수밖에 없다. 이에 가격 인상 대신 당분간은 손실을 감수하면서 현지 생산 확대와 제품 전략 조정이 병행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상대적으로 일본과 EU보다 2.5%가량 관세를 더 내야 하는 상황이 된 만큼 이를 고려한 종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며 "이익을 줄이거나 물량을 줄이되 가격을 올리는 형태, 혹은 다른 시장으로 판매처를 다각화하는 식의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하반기부터 관세 영향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재료비·가공비 절감, 부품 소싱(조달) 변경 등 생산 효율화를 추진한다. 중장기 전략으로는 R&D(연구개발), 생산, 품질 등 다각적 부분에서 부품 현지화도 진행한다. 기아는 강점인 혼류생산 체제를 통해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내연기관차 생산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미국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15% 관세가 적용됨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의 경쟁력 제고가 중요한 상황"이라며 "다각적 방안을 추진해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품질과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기술 혁신 등을 통해 내실을 더욱 다져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차원의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자동차 및 부품 품목관세가 빠른 시일 내에 수출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며 "자동차 업계가 국내 생산 기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국내 생산세액공제 신설 등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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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헌 기자

자동차·항공·물류·해운업계를 출입합니다.

임찬영 기자

산업1부에서 자동차, 항공, 물류 산업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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