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 업계가 두 자릿 수 이익률 구간을 지나고 있다. 고부가 선박 물량이 본격 소화되기 시작하며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선사들은 고 이익률의 공고화를 위해 AI(인공지능)와 로봇을 중심으로 한 첨단 야드 구축에 나선다.
20일 조선 업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HD한국조선해양의 영업이익률은 12.8%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5.7%) 대비 이익률을 두 배 이상 키우며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에 육박하는 것에 성공했다. 이 회사의 지난 1분기 이익률도 12.7%였는데, 올들어 실적의 질적 개선이 본격화된 모습이다.
여타 조선 기업들도 비슷한 추이를 보인다. 한화오션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률 11.3%를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는 적자에 그쳤으나 올해에는 영업이익이 3717억원까지 늘어난 비결이다. 삼성중공업 역시 지난 2분기 영업이익률이 7.6%로 전년 동기(5.2%) 및 전기(4.9%) 대비 크게 개선됐다.
이익률 상승 국면이 본격 시작된 모양새다. 코로나19 팬데믹 종료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등 고부가 선박 수주를 쓸어담았던 것의 과실을 본격 수확하는 계절이다. 실제 2021년 1월 127.11포인트였던 클락슨 신조선가 지수는 지난해 12월 189.16포인트까지 꾸준히 우상향했었다.
이같은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예측에 힘이 실린다. LNG 운반선의 가격이 정점을 찍었던 2023~2024년 무렵(척당 2억6000만~2억6500만 달러)의 수주 물량이 올해부터 본격 매출에 인식될 게 유력하기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인 HD현대중공업의 경우 2023년과 2024년 이후 수주 물량의 매출 인식 비중이 지난해 각각 2%, 0%에서 올해 36%, 9%로 확대될 전망이다. HD현대미포는 이 수치가 지난해 26%, 1%에서 올해 51%, 40%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배성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오션의 경우 지난 2분기 기준 2022년도 수주분이 상선 매출의 80%를 차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연말에는 이 수치가 40% 수준으로, 내년에는 10% 이하로 급격히 떨어질 것"이라며 "삼성중공업은 지난 2분기 기준 상선 매출의 60%를 차지한 2022년도 수주분 비중이 올 연말에 20% 이하로, 내년에 10% 이하로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선 업계는 이익 개선 국면에 고무된 표정을 지으면서도 '사이클 이후'를 걱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이익률에 취해만 있다가는 LNG 운반선 주도 호황이 끝난 이후 시장에 적응할 수 없다"며 "2010년대 '보릿고개'로 다시 돌아갈 수는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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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들이 AI 기반 스마트 조선소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유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30년까지 디지털, AI 기술을 적용한 FOS(미래 첨단 조선소) 구축을 위해 3200억원 이상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생산성 30% 향상, 건조기간 30% 단축이 목표다. 삼성중공업은 자동화와 AI를 결합해 24시간 운영할 수 있는 '미래형 조선소'를 만드는 것에 공을 들인다. 조선소 전반의 데이터를 하나로 통합해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스마트 플랫폼 'SYARD'를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한다. 한화오션은 1600억원을 투자해 2026년까지 스마트조선소를 구축하고 자동화율을 70%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