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건희 회장 5주기 잇단행사
컬렉션, 내달부터 첫 해외 전시
미술품 기증·의료기부 재조명도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5주기를 맞아 기념행사가 연이어 열린다. 특히 올해는 '이건희 컬렉션'이 첫 해외전시를 시작하면서 선대회장의 유지를 받든 삼성가의 문화예술품 기부가 재조명된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날 새벽 미국에서 귀국해 오후 경기 용인 삼성전자 인재개발원에서 열리는 이건희 선대회장 추모음악회에 참석했다. 지난 주말 동안 미국 플로리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골프행사를 하고 곧바로 귀국해 추모행사를 챙기는 일정이다.
이어 24일에는 경기 수원 이목동 선영에서 5주기 추모식을 연다. 기일인 25일에 하루 앞서 열리는 추모식은 가족들과 주요 경영진 위주로 차분하게 치른다.
재계에서는 선대회장의 기부정신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이재용 회장 등 유족들은 고인의 뜻을 기려 2021년 문화예술품 기증과 의료기부를 결정했다. 천문학적인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상속재산의 상당 부분을 매각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지만 삼성가는 오히려 사회환원을 결정했다.
삼성에 따르면 선대회장이 남긴 유산은 26조원 이상이었는데 이 중 상속세 등 세금으로 12조5000억원,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등 의료기부 1조원, 미술품 기부 2조원 등으로 절반 이상이 국가와 사회로 돌아간 셈이다.

선대회장이 각별한 관심을 가진 문화재와 미술품 2만3000여점은 국가기관 등에 기증됐다.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에 7000억원, 소아암·희귀질환 지원에 3000억원 등 의료기부도 기념비적이었다.
우선 문화예술품에서는 국보 14건, 보물 46건 등 지정문화재가 다수 포함된 고미술품 2만1600점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국내외 작가들의 근대작품 1600여점은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됐다. 국립중앙박물관 기증품 중에는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 국립현대미술관 기증작품에는 이중섭의 '황소' 등 그야말로 우리나라 미술사를 대표하는 작품이 대거 포함됐다.
2021년부터 '이건희 컬렉션'은 전국 주요 전시관에서 순회전을 진행해 총 35회에 걸쳐 350만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았다. 국내 역대 미술전시회 중 최고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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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컬렉션'은 세계무대로도 진출한다.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박물관에서 전시된 뒤 3~7월에는 시카고미술관에 이어 9월부터 2027년 1월까지 대영박물관 전시가 예정돼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건희 컬렉션'의 해외진출을 통해 그간 국내 미술계에서는 거장으로 불렸으나 상대적으로 해외에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도 재조명될 전망"이라며 "미술계에서는 박수근·이중섭 작가의 작품을 비롯한 수많은 한국 미술작품이 세계적 관심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건희 선대회장은 생전에 백남준, 이우환, 백건우 등 예술인들의 해외활동을 후원하기도 했다. 조성진 피아니스트, 봉준호 감독, 한강 작가 등이 수상한 '호암상'도 선대회장이 제정한 것으로 한국문화를 발전시키고 해외에 알리는 데 기여했다.
의료기부도 선대회장이 특별히 신경을 쓴 부분이다. 유족들은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치료가 어렵고 재발 가능성이 큰 소아암·희귀질환 환아의 치료와 선진 의료지원체계 구축에 써달라며 3000억원을 기부했다. 이 돈을 토대로 서울대어린이병원을 비롯한 전국 의료기관들이 참여해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이 출범했다. 사업단은 현재까지 진단·치료·연구 관련 86개 추진과제를 진행했으며 환아 2만2462명이 지원받았다.
또 유족들은 코로나19로 전세계가 고통받던 2021년 인류의 최대 위협으로 부상한 감염병에 대응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7000억원을 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