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계기 '마스가' 속도 낼까…美 선박생산시설 투자하고 생산능력↑

APEC 계기 '마스가' 속도 낼까…美 선박생산시설 투자하고 생산능력↑

김지현 기자, 김도균 기자
2025.10.26 14:36

(상보)

국내 조선 3사 미국 현지 협력 주요 내용/그래픽=윤선정
국내 조선 3사 미국 현지 협력 주요 내용/그래픽=윤선정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다시 미국 조선업을 위대하게)'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국내 주요 조선사들은 미국 법인 설립, 현지 상선 건조 등을 포함한 다양한 진출 전략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2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가 한국 조선소 중 처음으로 미국 해군 함정 건조에 도전한다. HD현대는 이날 미국 방산 분야 최대 조선사 헌팅턴 잉걸스와 경북 경주의 라한셀렉트 호텔에서 '상선 및 군함 설계·건조 협력에 관한 합의 각서(MOA)'를 체결했다.

이번 협력은 HD현대가 지난 4월 헌팅턴 잉걸스와 체결한 방산 협력 업무협약(MOU)의 후속 조치로, 한국과 미국 간 군수지원함 분야 협력의 첫 사례라고 HD현대는 설명했다. HD현대와 헌팅턴 잉걸스는 미 해군이 도입하려는 차세대 군수 지원함을 공동으로 개발·건조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HD현대와 헌팅턴 잉걸스는 이번 MOA를 통해 사실상 조선업 전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미국 내 조선소 등 선박 생산 시설 인수 또는 신규 설립에 공동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HD현대는 또 헌팅턴 잉걸스 그룹의 두 조선소인 미국 버지니아주 뉴포트 뉴스 조선소와 미시시피주 잉걸스 조선소에 한국 등에서 생산한 HD현대의 블록 모듈과 주요 자재 등을 공급하기로 했다. 또 조선 분야 '엔지니어링 합작 회사' 설립을 검토하고 미 해군 및 동맹국 함정에 대한 유지·보수(MRO) 분야에서도 상호 협력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미국 현지에서의 상선 건조 등 여러 조선소와 미국 사업을 추진할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3일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도 이같은 사실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삼성중공업은 국내 주요 조선 3사 중 미국 투자에 가장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여왔지만 지난 8월 '비건 마린그룹'과의 미국 해군 지원함 유지·보수·정비(MRO) 등에 관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는 등 사업 기회를 모색 중이다.

지난해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한화오션은 생산능력을 대폭 늘린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지난 8월 50억달러 추가 투자를 발표하며 현재 연간 1~1.5척 수준의 건조 능력을 향후 20척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마스가의 방향이 세부적으로 정해지면 미국 내 조선 인프라 구축 등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는 이번 APEC 회의 이후 마스가의 총 1500억달러 규모 투자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방식, 투자 대상, 수익 배분 구조 등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한다. 일각에선 큰 틀에서의 합의가 어느 정도 이뤄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앞서 지난 16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은 백악관에서 한미 조선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 조선소 방문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실제 미국 진출을 위한 투자 실행에는 미국 의회의 법률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 미국 외 지역에서 선박을 다 지을 수 있다면 한국에서 상당 부분을 지을 수 있지만 건조 비율 제한이 있을 경우에는 반선 건조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불가능할 경우 기자재를 공급해서 미국에서 건조해야 한다.

미국에는 상선과 군함 건조를 자국 내 기업에만 허용하는 '존스법'과 '반스-톨레프슨법'이 있다. 올 초부터 일부 법 개정 움직임이 있었지만 아직 실질적 성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한미 간 상호국방조달협정(RDP-A) 체결도 중요한 변수다. 이 협정이 체결되면 한국산 함정이 '동맹국 생산품'으로 인정돼 미국 정부의 조달사업 참여가 수월해진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주요 조선사들 모두 수익이 난다면 어떤 형태로든 미국에 투자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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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김지현 기자입니다.

김도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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