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며 "5년간 약 15조원의 국내 투자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지금 조선산업 재건은 비단 트럼프 정부에서만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장기간 지속될 이슈"라며 "현재 중국의 세계 조선산업 지배력이 날이 갈수록 확대되는 상황에서 미국 조선업 재건 사업은 저희가 새로운 사업 기회를 포착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그는 미국 조선산업 재건이 단순한 과제가 아닌 만큼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조선산업의 특성상 조선소 공급망, 인력 등 다각도의 인프라 투자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와 기업이 원팀으로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대미 협력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특히 방산 분야에서 미국 내 규제 완화가 절실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아직 해외에서 미국 함정의 일부 또는 전선의 건조는 법규상 불가능하다"며 "하지만 이런 법규를 우회할 수 있는 리걸 프레임워크(legal framework)를 보여준 선례가 최근 있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7월 미국·캐나다·핀란드 3국이 북극 전략 강화를 위해 '아이스팩트(ICE Pact)'를 체결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핀란드에서 미 해경 쇄빙선 4척의 건조를 허용하도록 지시한 사례다.
정 회장은 "이런 예외적인 조치는 문서 지시나 행정명령으로도 가능하다"며 "기업 차원에서 미국 정부 및 유관기관에 지속적인 설명과 협의를 드리고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도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향후 5년간 약 15조원의 국내 투자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 HD현대오일뱅크 등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한 에너지 분야와 HD현대로보틱스, HD현대건설기계 등 AI 시대 기계 로봇 사업에 8조원을 투자한다. 또 조선·해양 분야에선 7조원을 투입해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디지털 전환과 생산 자동화 기술 적용 확대를 추진한단 계획이다.
지역 균형 발전 문제와 관련해선 국내 최대 조선·해양 산업 클러스터인 전남 대불 국가산업단지에 스마트조선소 구축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AI 조선기술 실증센터, AI 기반 스마트 조선소 등 대형 연구개발(R&D)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AI 스마트조선소 기술은 전남 지역 해남 솔라시도에 건립 예정인 AI 데이터센터와 연계해 추진할 계획으로 지역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