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국내 504개 제조기업 대상 조사…"맞춤형 지원정책 필요"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22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5 제조혁신코리아에서 물류 이송 장비와 창고 재고 관리를 학습할 수 있는 스마트팩토리 교구가 시연되고 있다. 2025.10.22. yesphoto@newsis.com /사진=홍효식](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5/11/2025111808525850465_1.jpg)
산업 전 분야에서 AI(인공지능) 대전환기를 맞았지만 우리 제조기업들은 자금과 전문 인력 부족 등으로 AI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의 경우 20곳 중 1곳도 채 AI를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18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최근 국내 504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의 AI 전환 실태와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82.3% 응답 기업이 'AI를 경영에 활용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직원 개개인이 쓰는 생성형 AI와 별개로 생산과 물류, 운영 등 회사 차원에서 AI를 활용하는 지에 관한 조사다.
대기업(49.2%)보다는 중소기업의 활용도(4.2%)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AI 투자비용에 대한 부담 수준을 묻는 질문에는 73.6% 기업이 '부담이 된다'고 답했다. 역시 대기업(57.1%)보다 중소기업(79.7%)이 비용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대구의 한 제조업체는 "생산공정만 해도 AI로 전환하려면 데이터 축적을 위한 라벨·센서 부착, CCTV(폐쇄회로화면) 설치, 데이터 정제뿐 아니라 이를 기획하고 활용하는 비용, 로봇 운영을 위한 맞춤형 솔루션 구축, 관련 인력 투입 등 기존에 생각하지 못한 자금이 들어간다"고 밝혔다.
실제 AI의 '연료'라 할 수 있는 데이터 활용과 관련해서도 응답기업의 절반(49.2%)은 '전문인력 채용 부담'을 꼽았고 이어 '개인정보 이슈에 따른 규제 부담'(20.2%), '데이터 정제(Cleansing) 부담'(16.3%), '데이터 수집 시설 부담'(14.3%) 등을 들었다.
AI 전환 수요가 늘면서 인재 구하기는 더 어려워지고 있다. 'AI 활용을 위한 전문인력이 있는가?'를 묻는 질문에 80.7% 기업이 '없다'고 답했다. 'AI 인력을 어떻게 충원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82.1% 기업이 '충원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내부직원 교육을 통해 전문인력으로 전환한다는 기업(14.5%)이나 신규 채용한다는 기업(3.4%)은 17.9%에 불과했다.
대한상의는 "한국의 AI 인재(과기정통부 2023년 국가전략기술 연구개발 실태 기준)는 2만1000명 수준으로 중국(41만1000명), 인도(19만5000명), 미국(12만명)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수치"라며 "절대적 숫자도 적은데 그나마 있는 인재조차 빠져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탠퍼드 HAI(인간중심인공지능연구소) 조사(2025)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인구 1만명당 AI 인재 '순이동(Net Flows)'이 -0.36으로 인재 순유출국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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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는 "(스탠퍼드 조사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AI 누적 투자액 기준으로 한국이 세계 9위에 올라 있는 상황에서 정작 인재들이 빠져나가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다.
또 'AI의 효과성'에 대한 확신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AI 전환이 성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의 60.6%는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한상의는 AI 전환에 적지 않은 비용과 인력을 투입해야 하는 제조업 특성상 투자 대비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G7(주요 7개국)과 브라질 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AI의 도입·활용을 저해하는 요인 중 하나로 '투자 수익률 추정의 어려움'이 지목됐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AI 팩토리 M.AX(Manufacturing AX) 얼라이언스 전략 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25.10.01. 20hwan@newsis.com /사진=이영환](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5/11/2025111808525850465_2.jpg)
대한상의는 AI 전환을 통한 기업 성장을 위해 먼저 '역량에 맞는 맞춤형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AI 활용도가 높은 기업에는 정부 등이 제공하는 GPU(그래픽처리장치)·클라우드 인프라 지원, 데이터 접근성 강화 등 지원책에 대해 용처를 세세하게 제한하기보다는 기업이 자체 프로젝트에 맞게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말이다.
AI 도입률이 낮은 기업에는 단순 자금 지원, 장비 보급보다는 'AI 도입 단계별 지원'을 제시했다. 도입 전 단계에서는 업종과 규모별로 적합한 AI 활용 모델을 진단·설계해 주는 컨설팅을, 도입 단계에서는 데이터 수집·정제, 알고리즘 적용 등 실무 중심의 기술 지원을, 도입 후 단계에서는 기업 내 실무자가 지속적으로 AI를 운용할 수 있도록 실습교육과 현장 멘토링 체계를 구축하는 식이다.
대한상의는 "많은 제조기업들이 AI의 성능을 체감할 수 있도록 실증 모범사례가 빨리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조업체가 밀집돼 있는 지역에서 제조 AI 모델 공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대한상의는 "마침 산업부가 제조AX(인공지능 전환) 얼라이언스를 통해 2030년까지 AI 팩토리를 500개 이상 구축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고 중기부도 ICT(정보통신기술) 융합 스마트공장 구축과 제조AI센터 구축(대구, 울산, 충북)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를 더욱 확대·가속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모델 공장, 솔루션 보급 등 제조 현장에 빠르게 확산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더불어 강력한 지원, 파격적인 규제 혁신을 담은 선택과 집중의 메가 샌드박스라는 실행전략이 맞물려 돌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