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내년에 정체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가 하이브리드 중심의 제품 전략과 관세 인하로 확보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점유율 경쟁에서 우위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수요가 둔화되고 경쟁이 심화되는 환경에서 파워트레인 다변화와 생산 유연성이 방어력을 높일 것이란 분석이다.
20일 영국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내년 글로벌 자동차 수요는 전년 대비 1.9% 증가한 9272만대로 예상된다. 인도·브라질 등 신흥국 판매는 늘지만 미국과 중국 시장 둔화로 전체 성장세가 제한될 것으로 봤다.
현대차·기아의 최대 시장인 미국도 관세와 차량 가격 부담으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감세 정책과 금리 인하, 관세율 하락으로 충격은 완화되지만 전기차 세액 공제 종료는 수요를 낮추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내년 미국 자동차 수요는 전년 대비 0.1% 증가한 1584만대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이 예상된다.
관세가 작동하는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기아는 점유율 방어에 상대적 강점을 가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등 현지 생산 기반을 바탕으로 전략적 유연성을 갖춘 데다 핵심인 하이브리드 라인업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서다. 현대차는 현재 HMGMA에서 전기차만 생산하고 있지만 시장 변화에 맞춰 내연기관·하이브리드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 조정을 준비 중이다.
김성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로 기존 대비 대당 수익성이 낮아진 상황에서 업체들의 전략적 선택은 '박리다매'를 통한 점유율 확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 단기적으로는 비용 부담 하에서 판매량 증대를 통해 감익 영향을 최소화하고 시장 점유율 확보를 통한 장기적인 이익 확대를 도모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관세 적용으로 기초체력이 부족한 기업은 부담이 커질 거라는 관측도 있다. 유럽연합(EU), 일본을 비롯해 한국도 관세율이 25%에서 15%로 완화되긴 했지만 기존에 없던 관세 비용은 기업에 부담이다. 현대차·기아는 점유율 유지를 위해 가격 인상을 자제했지만 일본 스바루는 지난 5~6월에 차량 가격을 인상한 후 미국 시장 판매량이 10% 이상 하락했다.
관세율 하향 조정, 부품 관세 보전으로 수익성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현대차는 관세 25% 기준 분기당 1조3000억원(연 5조2000억원)을 지급했으나 관세율 15% 하향으로 분기당 7800억원(연 3조1000억원)으로 부담이 줄고 기아의 경우 분기당 1조2000억원(연 4조9000억원)에서 분기 7200억원(연 3조원)으로 경감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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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파워트레인, 제품, 생산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된 한국·일본 브랜드의 약진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유연 생산 능력과 수요 변화에 대응이 가능한 제품 전략은 양적 성장을 지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